엄청 고민했다.
심각하게라기보다는 고민을 오래 끌었다. 1년을.
작년에 아이패드를 구매하면서(매직 키보드가 너무 좋아 보여 아이패드까지 새로 구매하게 되었다. 올해 보니 또 다른 멋진 매직 키보드가 나온 것 같지만…)
애플 스토어에서 제공하는 보상판매 trade—in을 신청했었다.
보상판매를 고려하면 내가 구매하면서 내는 돈이 줄어들기 때문에 일단은 그 옵션을 선택하고 구매를 진행했다. 나의 소비에 대한 면죄부랄까.
보상판매 키트가 집에 오고 막상 팔려니 너무 싸게 파는 거였다. 얼마나 비싸게, 용량도 큰 것으로 샀는데 30만 원이라니… 너무 아까웠다.
이럴 바엔 중고 거래가 낫겠구나 싶어서 보상판매를 취소했다.
그러나 난 1년 동안 중고거래를 하지 않았다.
내가 알지 못하는 누군가에게 나의 기계를 건네는 것이 내키지 않았고,
또 열심히 사진을 찍고 홍보하는 것에 게을렀다.
그렇게 1년이 흘렀고, 가끔 여행 갈 때나 그 아이패드를 들고 갔다. 새로운 아이패드는 안전하게 집에 놔두고.
요즘 이것저것 정리하기 시작했다.
안 입는 옷 버리기. 안 입는 신발 버리기. 사놓고 읽지 않는 책. 읽었던 책 팔기.
그러다 시선이 아이패드로 갔다. 정확히는 아이패드와 맥북.
결심이 섰다.
팔자. 아이패드는 예전 것을 아예 안 쓰는 것은 아니지만 거의 쓰지 않게 되었다. 확실히 새로운 버전이 그래픽도 좋고 애플 펜슬에 대한 민감도도 높다.
맥북. 맙소사. 이건 거의 켜지조차 않는다.
트레이드 인(보상판매)을 신청하고 키트를 보내는 것조차 귀찮아서 직접 이 두 기계를 들고 애플 스토어에 방문했다.
너무 무거웠다.
애플 스토어까지 갔는데. OMG. 맥북은 보상판매를 온라인으로만 진행한단다. 이게 가장 무거웠는데.
1년 전에 트레이드 인 가격이 아이패드, 맥북 모두 30만 원이었다. 1년이 지난 지금 아이패드는 25만 원이 되었고. 맥북은 22만 원이 되었다.
미련으로 인해 나의 13만 원은 함께 사라졌다.
물론, 중고거래를 한다면 훨씬 비싼 가격에 팔 수 있겠지만, 전자 기기는 조심스럽다.
그리하여 가장 안전한(나의 기준에서) 하지만 그만큼 기회비용이 있는 트레이드인을 나는 선택했다.
선택에 답은 없겠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이게 최선이고, 지금이 가장 빠르다.
그렇게 난 트레이드 인을 했다.
고마웠어 나의 아이패드야.
중요한 사실 하나. 애플 스토어에 가서 보상 판매를 하게 되면 크레디트카드를 받게 된다. 이것은 애플 스토어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즉 온라인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나중에 알게 됐다. 오프라인 구매는 잘 안 하는데. 쩝.
맥북은 현재 트레이드 인 키트를 기다리는 중.
맥북 트레이드인 담당을 라이크와이즈로 아웃소싱을 하는 것 같은데 그래서 8만 원이나 더 싸지지 않나 싶다. 3만 원이 그 비용으로 더 청구되는 것이라고 혼자 짐작해 본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 온라인으로 보상 판매를 하는 경우 맥북이든 아이패드든 모두 현금으로 보상받는다. 무겁게 들고 다닐 필요도 없고, 그날 그 기기들을 들고 다닌 이후 몇 주 동안 어깨가 아팠다. 바로 현금 화할 수 있어서 이 편이 더 나을 거 같다.
맥북 트레이드인은 10일 정도 소요됐다.
바이바이 나의 소중했던 맥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