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플러스 드라마 “사랑이라 말해요”에서 아직까지도 마음에 남아있는 대사가 있다.
여주가 남주에게 그런 말을 했었다.
“대표님은 안 망해요. 그 사람 걸음걸이만 봐도 알 수 있어요.”
여주 엄마도 그런 말을 했다. 남주가 마음에 든다면서.
“그 사람 밥 먹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어.”
그 대사들이 기억에 남았다. 누군가 나에게 그런 말을 했었다. 체형이나 걸음걸이가 멀리서 보니 딱 나였다고.
예전에 연애 관련 서적을 그렇게 많이 읽었었다. 난 연애를 책으로 배웠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그런 책을 안 읽는 것이 더 낫겠다 싶다. 이상한 이론이나 규칙들만 머리에 들어갔다.
어쨌든. 일본 작가가 쓴 책이었는데 좋은 남자 알아보기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긴자에 수십 년간 일했던 마담이 한 말이라고 적었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봤던 마담에게 좋은 남자 감별볍을 물었었다. 그러자 그 마담이 이렇게 말했다.
“목소리예요. 그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면 알 수 있어요. 다시 듣고 싶은 목소리인지 아닌지.”
이 글귀는 아직까지 내 뇌리 속에 남아있다.
종종 나는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곤 한다. 이 사람은 어떤 목소리를 가졌는지.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요즘 와서는 목소리뿐만이 아닌 것 같다.
그 사람의 걸음걸이. 밥 먹는 모습. 말투. 톤. 그 사람의 모든 내면이 묻어나는 것 같다.
어느 순간 이 사실이 무섭게도 느껴졌다. 이렇게까지 배어나오나.
그래서 좀 이상했었다.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서 안재홍과 역할에 너무 괴리가 느껴졌었다. 저 말투. 저 목소리. 저 걸음걸이. 잘 나가는 PD로 느껴지지가 않았다.
드라마 “닥처 차정숙”에서 로이킴 역할 배우도 의사 같지 않았다. 그 걸음걸이. 뮤지컬 배우의 워킹이 느껴졌다. 그러고 보면 뮤지컬과 드라마를 넘나들면서 연기를 잘하는 사람은 대단한 거구나 싶다.
조심스러워진다.
나의 말이.
나의 목소리가.
나의 걸음걸이가 보여주는 나는 어떤 모습일지.
그 안에서 묻어나는 것이 어떤 것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