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 셀프(원제: Be your FUTURE SELF now)에 보면 목표를 작게 세워서 그걸 이루려고 하기보다 내가 원하는 높은 목표를 세워서(책에서는 future self로 표현) 그 목표에 대해서 실패하는 경험을 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한다. 목표가 큰 것을 이루기 위해 거치는 실패는 오히려 더 나은 나를 만들어 준다는 것.
제목은 생각나지 않지만 다른 책에서도 비슷한 문구가 있었다. 큰 목표를 세우든 작은 목표를 세우든 들어가는 노력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도미노에 빗대었던 것 같은데.
경험 상 그런 경우들이 있기도 한 것 같다. 언어를 배우다 보면 초급, 중급, 고급반으로 꼭 나눌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한다. 물론 아주 잘하는 사람들에게는 반을 나누는 것이 더 이득이다. 반에 못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뒤쳐지게 마련. 하지만 못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스트레스는 받겠지만 잘하는 반에 들어가는 게 이득이라고 본다. 왜냐하면 언어라는 것은 결국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등급이 사실 따로 없다. 초등학생들만 쓰는 언어, 어른들만 쓰는 언어 이렇게 따로 구분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온전히 그 언어에 노출되는 것이 느는 것도 더 빠르다.
토익 공부할 때도 찍찍이로 평소에 엄청 빠르게 듣다 보면 시험 볼 때 리스닝 속도가 굉장히 편안하게 들리기도 한다.
자. 이것이 운동에도 적용이 될 것인가.
내가 타고나기를 운동 실력이 없었던 것인가. 그건 잘 모르겠다. 우리 조카들을 보면 아가 때부터 다리가 일자로 잘 벌어지는 걸 보면 어렸을 때의 나도 유연함은 가졌을 텐데 운동에 관심이 없었으니 그쪽으로는 개발되지 않고 고등학생 때의 나는 운동은 잼병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나 나름대로 단련하는 것은 좋아하여 대학생 때부터 운동을 꾸준히 하기 시작했다.
타고나게 운동 신경이 뛰어난 친구들에 비해서는 좀 더디지만 나만의 페이스로 습득해 나가기 시작했다.
헬스, 수영, 발레, 필라테스. 돌아가면서 주기적으로 했다.
코로나로 운동이 좀 어려워지자 개인 레슨 받는 것을 시작했다. 수영 개인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십 년도 더 전에 수영 레슨을 받았었다. 그때 자유형 배형은 잘한다고 했었기에(아주 옛날) 평영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한창 논문을 쓰는 시기였기에 일주일에 한 번만 갔다. 내 컨디션대로 흐름도 조절할 수 있었고, 뒤따라 오는 사람도 없어서 여유롭게 했다. 또 물도 따뜻해서 그곳에 오래 다니게 되었다. 그렇게 일 년을 평영만 했다. 그러다가 접영을 시작하긴 했는데 선생님 스케줄과 내 스케줄이 안 맞아서 다른 수영장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오랜만에 찾은 곳.
올림픽수영장.
50m다. 중간에 25m부터는 2m 깊이다.
수강신청부터 힘들다.
신규 회원은 26일 자정 이후 12시 10분부터 등록이 시작된다.
아. 모두 안 자나요?
대기하고 수강신청하러 들어갔는데. 아니 이게 무슨 명절 티켓팅도 아니고 클릭했는데 200 몇 명이 대기 중이란다.
아,,,,,,,, 가까스로 해낸 수강 신청.
근데 이거 상급 2반이 가장 낮은 레벨이다.
예전에 영법 다 배웠고 오리발도 했었으니 할 수 있겠지 하고 들어갔는데
아 2m 너무 무섭다. 꼭 그 앞에만 가면 멈춰 서고 만다.
자유형 배영 예전에 잘한다고 했는데 오랜만에 하니 이거 이거 이상하다.
선생님도 새로 들어온 회원이 좀 이상해서 묻는다. 수영 오래 쉬었냐며. 개인 레슨 받았다고. 개인 레슨 받지 마라며. 여기서 계속 수업 듣는 게 낫다며. 네..
선생님은 내가 주저주저하거나 헥헥 대면, 그렇게 하면 우리 반에 못 있는다며 스파르타로 나를 돌리셨다.
참 신기하지. 그래도 그 선생님의 협박과 회유 덕분에 난 50m를 극복하고 2m를 극복했다.
상급에서 고급반까지 계속 따라가긴 했으나 선생님은 나에게 말했다. 신기초반 가는 게 좋겠다고.
그래서 이번 달 수강 신청에 도전했지만 신기초반은 실패하고 말았다. 그리고 다른 시간대 상급반 등록에 성공했다.
내가 처음 들어갔던 반 레벨과 같은 상급반.
이전 반과 시간도 한 시간 늦어서 퇴근 후 시간이 너무 띄기도 하고, 그 시간대 수강생들이 많아서 샤워실도 더 붐빈다.
그런데 이 반 먼가 좋다.
선생님도 먼가 유비 스타일. 자상하고, 자세도 한 명 한 명 잘 봐주시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신다. 역시 나는 유비 스타일이 잘 맞나.
오늘 내가 헥헥 댔더니 힘들면 쉬었다가 해도 된단다. 아…. 너무 좋은데. 이렇게 말하면 난 되려 열심히 하고 싶어 진다.
오늘 이번주 처음 수영장에 갔는데.
맙소사 오늘은 다이빙하는 날이라고 한다.
모두들 풀 밖으로 나간다.
난 십 년도 더 전에 해본 것 같은데. 그리고 너무 먼 미래라 내가 정말 해봤는 지도 확실치 않다.
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1 단계부 터하면 된단다.
친절하게 코치해 주시니 또 해본다.
해보니까 이거 재미있네. 한 네 번 다이빙한 것 같다.
이 반 점점 마음에 드는데. 아. 선생님도 좋고.
반 사람들도 굉장히 젠틀하다. 혹시라도 부딪히면 내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사과하고 자리를 떠난다. 아 이런 매너남들일세.
그리고 훈남들도 많다.
아. 이 반이 더욱 마음에 든다.
레벨을 높게 한 덕분에 힘은 들지만 나의 수영 실력은 향상된 것 같긴 하다. 물론, 레슨을 받아 자세 교정을 필요할 것 같다. 올림픽공원과 개인 레슨을 병행해야 하나.
나의 퓨쳐셀프를 어디로 둘 것인가.
다음 수강 신청 전까지 생각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