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넷플릭스로 [연애 실험 블라인드 러브 프랑스 편]과 영국 시리즈물 [괴짜지만 예쁜 걸]을 봤다.
30대의 연애와 10대의 연애를 볼 수 있었는 데.
블라인드 러브는 불어도 좀 듣고 프랑스 문화가 어떤 지 궁금해서 시작했는 데 음....
아 이번에 이 시리즈물을 처음 봐서 그 플롯은 잘 몰랐는 데 블라인드 상태에서 서로를 알아가고 짝을 정하고, 동시에는 단 두 사람 만을 블라인드로 만날 수 있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정하면 이제는 실제로 얼굴을 보면서 청혼을 할 수 있다.
(벌써 청혼이라고???)
그 이후 신혼여행을 떠나고, 파리에서 한 아파트에서 같이 사는 시간을 보낸 후
결혼식이 진행된다.
아. 결혼까지 이 짧은 시간 안에 결정된다는 것이 굉장히 획기적이다.
프랑스 편을 보면서 예상과 같아서 또는 달라서 놀랐다.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잘 표현해서 이런 것들이 더 와닿았는 지도 모르겠는데.
모두 다 자신의 에고(자아)가 강했다.
흥미로운 것은 둘 다 나의 생각이 옳고 나의 모습이 옳은 데 왜 나를 포용해주지 못하냐에 대해서 많이 싸웠다.
한 여자는 자신이 청소를 잘 못한다고, 집안일을 잘 못한다고 남자가 말했더니 굉장히 화를 냈다.
어떻게 나한테 그런 말을 할 수 있냐며. 자기 나름대로 잘한 거라고. 그러면서 자신은 자기에게 확신을 주는 사람과 만나야 한다며 자신은 버림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며 울었다.
머 결국은 남자가 부드럽게 말해서 화해를 하긴 했는데.
자신의 상처에 대해서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는 점도 인상 깊었다.
남자 입장에서는 가사의 깔끔함에 대해서 고민하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여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모든 면을 받아줘야 하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줘야 한다고 믿고 주장하는 데 글쎄,,,, 그렇게까지 되어야 하는 것인가. 맹목적인 사랑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 것인지.
한 변호사 여자는 결혼식 장까지는 갔지만, 살아온 배경이 너무나 다르다면서 마지막에 No라고 말했다.
당신을 받아들일 수 있을 자신이 없다면서, 이것을 맞추어 갈 수 있을 자신이 없다면서.
그 여자는 항상 명품을 두르고 있었고, 애완견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선물하고, 유명한 레스토랑에 다니는 게 익숙한 여자.
남자는 이혼을 했고 10살인 딸아이가 한 명 있다. 부모님과는 연락도 안 하고 지내고 가장 친한 친구가 멘토 역할을 해주고 있다.
여자가 자주 하는 말이 남자가 예절을 잘 모르는 것 같다는 말을 한다.
식탁에 팔을 올리고 있다면서.
(아 그러면 안 되는 거였어??? 그게 예절인 것도 나는 몰랐네)
한 커플은 블라인드 상태에서 서로 몰랐던 사실인데
여자는 평균보다 키가 큰 편으로 180 이상이었고,
남자는 키가 좀 작은 편이었다.
어쨌든 프러포즈까지는 진행이 되어서 신혼여행은 떠났으나
다른 커플들과 함께 모이는 자리에 가기 전에 여자는 하이힐을 고집했고,
남자는 다른 사람이 보면 어떻게 하겠냐며 하이힐을 안 신으면 안 되겠냐는 것으로 싸움이 났다.
프랑스 남자도 키에 민감하고 이런 부분을 의식하는구나 하면서 약간 놀라움을 느꼈다.
이 커플이 식사하는 도중 남자가 콧노래를 불렀고, 여자는 그것 좀 안 하면 안 되겠냐며 "그냥 하지 마".라고 단호하게 이야기한다. 여자의 태도는 그런 부분들이 좀 많이 보였다.
글쎄 상대방이 기분 나빠할 것 같은데 그 여자는 개의치 않는다. 자신이 옳다.
남자도 다 옳지 않겠지만, 어쨌든 이 커플은 계속 이런 문제로 싸웠다.
남자는 이 여자의 말과 행동에 계속 상처를 받았다.
다른 한 커플은 남자는 블라인드에서 어떤 여자가 이야기할 때 지루했는지 아예 내놓고 잠이 들어버렸다.
매력이 있었던 건지 이 남자는 두 여자와 잘 되어 가다 결국 한 여자를 택한다.
이 여자는 파리에 샵을 몇 개 운영하고 있는 사업가이자 한 아들의 엄마이다.
신혼여행에서는 잘 지내다가 이제 결혼을 준비하면서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여자는 결혼 전 서약서를 작성하기를 요구한다. 남자는 이 서약서 항목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뒤로 미루고 서약서 작성 변호사(?)는 결국 일을 다 마무리 짓지 못하고 떠난다.
남자의 말은 여자가 이 서약서 작성 만남에 1-2간 정도 늦었다고 한다. (화면에서는 안 나오고 나중에 자기 친구에게 말하는 장면에서 알려진다)
이후 이 커플이 향수를 고르고 직접 만드는 이벤트를 신청했는데(남자가 여자를 위해 신청했다) 여자는 이미 샵에 도착해서 남자가 안 와서 연락해 보니 남자가 오늘 못 간다고 말을 한다. 다음으로 미루자고.
여자는 이미 예약을 한 건데 그럴 수는 없다며 혼자 진행한다.
이 커플은 나중에 서로 존중을 안 한다며 싸운다.
괴짜지만 예쁜 걸은 영국 고등학생 이야기다. 자아 찾기는 차치하고 한마디로 10대 로맨스물이라 할 수 있다.
거기서 인상 깊었던 것이 멋진 남자 모델과 데이트하는 도중 여주가 친구와의 약속에 늦었다며 갑자기 돌아가자고 한다.
"소풍에 따라오는 것이 아니었어."라고 말하며 남자에게 왜 지금 가야 하는지에 대한 전혀 설명도 없이 돌아가자고. 당장 운전하라고 요구한다.
그 이후 촬영 때문에 둘은 다시 만나는 데(둘 다 모델이다),
남자는 그때 왜 그랬냐며 전혀 따지지 않는다(블라인드와 다른 부분).
남자는 아직도 그 여자를 사랑하는 눈빛이 눈에 가득하고,
촬영 도중 둘은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여자는 자기가 약속도 깜박해서 친구를 실망시켰다면서 자책을 시작하고 자신의 잘못들을 그 남자에게 얘기한다. 그 이야기를 듣던 남자가 "그럼 그때 떠났던 게 친구 때문이었어?"라고 하며 안위한다. 자신에게 문제가 있거나 자신이 싫어서가 아니서였구나 하는 점에 안심을 한다.
그러자 여주가 "너 자존감이 그것밖에 안 되는 거였어?" 하며 놀린다.
블라인드였다면 남자는 "그 여자가 나를 존중하지 않았어. 내가 이렇게 준비했는 데 나한테 이유도 설명도 하지 않고 갑자기 돌아가자고 했어."라고 말하며 상처받았다고 하거나 그 여자와의 이별을 결정할 근거로 설명했을 텐데 드라마여서 그런 것인지. 드라마에서는. 특히 로맨스에서 남주는 여자들이 좋아하는 성향의 남성들이 나오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나오지는 않겠지만.
이 드라마는 어쨌든 자존감이 중요하다는 것이 메인 주제였고, 너 자신을 네가 먼저 사랑해야 해. 네가 너를 존중해야 해.라는 것이 메시지였다.
이런 메시지가 강화되어 어른이 되면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확고해지고, 자기 자신을 존중하게 되고 지키는 것에 강해지는 것일까. 그래서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고, 나를 상처 줄 만한 사람을 미리 분별해서 딱 정하는 것일까.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내가 괜찮고 멋진 사람이기에 다른 사람이 나처럼 행동하지 않는 건 이상한 건고 양립할 수 없게 되는 것일까.
글쎄... 이번 두 시리즈를 보면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어른이 되어서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 10대의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그대로 결혼을 했어야 더 아름다운 것이 될까.
나이를 먹어서 누군가를 만나는 것이 더 힘든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누군가의 가치라는 것이. 누군가의 생각이라는 것이. 절대적이지 않은데 그것을 절대적이라고 믿으며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일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