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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기로운 생활 Nov 21. 2021

백화점 vs. 해외직구

당분간 옷은 안 사야지 했는데 메일로 어떤 브랜드의 뉴스레터가 왔다. 메일 수신거부를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아이폰이어서 그런지 중간부터 처리가 안돼서 계속 뉴스레터가 오고 있었다.

일단 열어서 삭제하려 했는데 어머나 옷이 너무 예쁜 것이다.

아~~ 일단 실물이라도 보려고 백화점에 갔다. 평소 가던 백화점을 갈까 하다가 그래도 주식 하나라도 있는 백화점을 애용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굳이 교통이 불편한 그 백화점의 본점을 찾아갔다. 일단 1층에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예뻐서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나의 타깃이 있는 브랜드 매장을 방문했다. 이 매장에는 다른 곳에는 없었던 컬러도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내 사이즈는 없었지만 다른 컬러로 입어보고, 또 큰 사이즈의 내가 원하는 컬러도 입어볼 수 있었다. 웬만하면 이곳에서 구매를 해야 지하는 마음으로 가격을 물어봤더니 웬걸 5%밖에 할인이 없단다. 그마저도 백화점 카드가 있어야 한다. 백화점 상품권을 받을 수도 있지만 그 정도로는 내가 자주 가는 백화점 할인과는 비교가 안됐다. 아웃 오브 옵션이었다.

 아 누가 이 돈을 다 주고 이 옷을 사나 싶었다.

내가 검색했던 해외 사이트에서는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었다. 옷이 비쌀수록 백만 원 이상까지도 절약할 수 있다. 옷이 저렴한 가격이면 그 차이가 적고, 해외직구를 하려면 배대지도 알아봐야 하고, 배대지에 비용도 지불해야 하고, 한참을 기다려야 하지만, 금액적인 면에서 충분히 고려하고 감수할 만하다.

 요즘은 명품 옷의 직구 사이트 시장이 커지고 있고 광고에서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요즘 누가 백화점에서 사니.” 한 번이라도 직구를 해봐서 그 루트를 경험해봤다면, 그리고 어느 정도 불편을 감수하고 기다릴 여유가 된다면, 당장 내일 입어야 하는 게 아니라면, 그 비싼 웃돈을 주고 백화점에서 옷을 살 이유는 없다.

 백화점에서 옷을 사는 경우는 해외직구의 할인율이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는 경우, 또는 급하게 사야 하는 경우, 또는 크리티컬 한 이유로 그 컬러에 그 사이즈가 이미 해외 사이트에서도 완판인 경우(놀랍게도 사람들은 시즌에 앞서 굉장히 빨리 원하는 물건을 겟해 놓는다. 그래서 인기 품목의 경우는 그 판매가 한창일 때 이미 완판인 상태이다.), 그리고 다른 백화점보다 이 백화점이 더 친절하고, 몇 프로라도 더 할인을 제공한 경우이다. 그때 비로소 고객의 지갑이 열릴 것이다. 요즘 백화점에서 모모 브랜드 등등이 10%에서 크게 90%까지 세일을 진행한다고 프로모션하고 있지만 막상 가보면 내가 사고 싶은 옷은 세일이 거의 안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다. 그 경우 굳이 거기서 사겠는가. 입어보기만 하고, 바로 해외직구로 하던지 1월에 대규모 세일 기간에 해외직구로 사는 것을 택할 것이다.

 고객들은 점점 현명해지고 지혜로워지고 있다. 백화점이나 아웃렛에서 쇼핑 섹터보다 푸드 섹터의 면적을 더 넓히고, 맛집들을 포진시켜서 고객들을 유인한다고 하나, 백화점이 얼마나 더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번에 백화점을 오가며 여러 가지 생각들이 오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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