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잠시나마 현실을 벗어나는 와인

allouchery perserval millesime 2009


녹색 풋사과로 만든 사이다의 달큰한 향이 느껴지면서도 호시탐탐 주인공 자리를 노리는 또다른 과실향은 마치 과일로 만든 미로 어딘가를 헤매인다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


과수원 잔디밭 위에서 맛있는 빵 한조각을 먹는 피크닉이 떠오르듯 기분좋은 광경이 보이는 향이다.


혀에 첫닿음은 잘익은 알타리무를 한입 베어물었을 때의 알싸한 느낌이 난다. 하지만 이내 수많은 작은 파도들이 연이어 부딫히는 것 처럼 알아보기도 힘든 작은 거품 부스러기로 알싸함은 흐드러져버린다. 잠시나마 함께할 수 없는 그와 떠나는 밀월의 꿈을 꾸었듯.


허망하리만큼 보드라운 밀알 거품이 혀 위를 살살 간지럽히며 사라질 무렵, 혀 너머에서 점점 커지며 들려오는 시큰한 외침은 나를 현실로 돌아오게 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입맛을 다시며 다시 한잔을 들이키는 것 뿐. 그러면 또다시 그와의 꿈을 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부질없는 기대감과 함께




France > Champagne

Pinot Noir 50%

Chardonnay 50%

Vintage, 2009

Ageing, 9 years on lees

Disgorging, Oct 2019

Dosage, Extra-Brut - 3.5g / L

keyword
작가의 이전글 소개팅에 어울릴 것 같은 와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