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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쑤야 Jun 10. 2021

긴머리가 지겨울때

자르지 못한 이유는

나는 꽤나 긴 머리를 가지고 있는데, 개인의 기호와 전 남자 친구의 기호에 맞춘 결과물이었다.


개인적으로 구불구불한 웨이브 머리를 좋아하는데, 길면 길 수록 더 컬이 예쁜 거 같아 내버려 두기도 했었고 전 남친이 긴 머리를 좋아하는지라 내가 머리를 조금이라도 자르면 정색을 하기에 그래라 하고 기른 것도 있었다. 


시간이 지나 연애가 끝나고, 우울한 기분에 휩싸여 보니 기분전환 하기에는 정말 머리를 자르는 것만큼 좋은 게 없다는 생각이 들지 뭔가. 당장이라도 긴 머리를 짧게 자르면 기분이 나아질 거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또 여기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였는데, 


나이가 수월찮게 많아서 인지 아니면 내가 연애를 오래 해서인지 회사 사람들이 결혼은 왜 안 하냐고 말이 나올 때 “언젠가 하겠죠’라고 받아치는 여유가 사라졌다는 점이었다. 머리를 자르고 나서 “머리는 왜 잘랐어? 헤어졌어?”라는 말이 나올까 두려워졌다. 두렵다기보다는 뭐라 말하기도 싫은 느낌이랄까. 


사실 나도 안다

나에게 크게 관심이 잇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그러니 그냥 뭐라도 변한 점을 말하려 한다는 사실도 잘 안다. 그러나 아무 얘기도 안 듣고 싶은 나의 마음도 있어서 인지, 그냥 내버려 둬야 하나 고민되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하니 모든 것이 부질없지만, 부정적인 시기에 매몰되어 다른 생각할 여유가 없었고 한동안 나는 긴 머리로 지내오다 최근에 머리를 잘라보았다.


물론 꽤나 긴 머리였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잘라도 크게 티 나게 짧아지지는 않았다. 

그 사실을 깨닫고 약간 헛웃음이 나오지 뭔가. 


누가 신경이나 쓴다고…. 

그냥 나 좋을 대로 하고 살면 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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