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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쑤야 Jun 22. 2021

노잼 시기

안정기일까? 무기력일까?


가끔 이유 없이 아무 의욕이 없이 멍~할 때가 있다.


뭘 해도 흥미가 없고, 재미도 없고, 심지어 미각이 둔해지는지 뭘 먹어도 맛이 없다. 언제부터 인지 모르게 가끔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시기였는데, 사람들이 재미있게도 이 시기를 “노(No) 잼(재미)”라고 부르기에 이런 현상이 나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보편적인 현상 중에 하나라는 것을 알았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질리는 시기 일 수 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 게, 언제나와 같이 하는 모든 것이 이유도 없이 무감각하게 다가온다. 우울하다는 감정이 느껴지거나 막 세상이 싫어지는 것과는 다른 감각이라 우울증이 아닌 다른 감각인 것 같다.


나는 평소에 식탐이 많은 편이라 주기적으로 맛집을 써치 해서 저장해 놓고, 낯선 곳에 가면 꼭 그 동네 맛집에 가서 하나라도 먹으려고 하는 편인데, 또 그 동네 빵집에 들려 빵이라도 구입해 콧노래를 부르며 귀가하는 편인데,  노잼 시기에는 이런 나의 행동이 스스로 어이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기력 해진다.


한동안 재택근무를 하며 집안에서 벗어나지 않는 생활을 해서인지, 무기력을 타파하기 위해 출근(!!!)을 감행하기도 해 볼 정도였다. 최근에 회사 후배들이 새로 시작한 드라마 “알고 있지만” 이 너어~무 설렌다며 꼭 보라는 추천을 받았을 때조차 “설레어서 뭐하지?...ㅎㅎㅎ”라는 생각이 들 정도지만,


노잼 시기는 뭐랄까 신체의 모든 감각이 둔해지는 느낌이어서 선호하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은 그 무기력에 잠겨서 할 수 있는 게 있지 않을까도 생각해본다. 


물론 새로운 걸 해보는 것도 좋겠다. ㅎㅎ

일단 하나라도 안본걸 보고, 안 해본 걸 해보고 노잼 시기가 지나 온전히 감각이 돌아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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