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과 S, 혹은 비현실과 현실
평소처럼 친구랑 한참 카톡을 하다가 같은 주제에 반응하는 성향이 꽤나 달라서 처음엔 신기하다가,
이건 그냥 성향의 문제인 건지 아니면 비현실적인 것과 조금 더 현실적인 것의 차이인지 의문이 들었다.
대화의 일부분
나 : 읽고 있는 소설이 너무나 가슴이 메어져서 정말 하루 종일 먹먹했어.
친구 : 소설을 읽고 가슴이 먹먹하다고?? 왜??
나 : 스토리를 그리면 그 감정이 나한테 이어지던데?? 넌 그런 적 없어?
친구 : 응, 그런 적 없지. 소설은 소설일 뿐이잖아
다른 일화, 오징어게임을 말하던 중
나 : 와... 난 저기에서 몇 라운드까지 갈지 모르겠다
친구 : 그런 생각을 왜 해 ㅋㅋㅋ
나 : 응? 그런 생각 안 해봐?
친구 : 난 오징어 게임이 얼마를 벌었고, 수익이 얼마라 저 감독 대박 났겠네 싶던데
누군가가 어글리 인형을 가지고 싶다고 한 이야기를 들은 후
나 : 오.. 그래 요즘엔 이런 것도 개취더라. 못난이 인형
친구 : 인형을 어디에 쓴다고 사고 싶어?
나 : 예쁘잖아.
친구 : 어디 어디에 쓸모가 있어야지, 인형은 예쁘구나 하고 말 거잖아.
말하다 보니, 이렇게나 우리의 성향이 달랐다니 놀라웠다.
이건 누가 나쁘다 아니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는 정말 놀랍도록 다르다였다.
성향이 있는 걸까?
한참 유행하던 MBTI 테스트를 한 결과
나의 성향은 NF(직관, 감정형)였고, 내 친구는 나와는 반대로 ST(감각, 사고형)의 성향이 강했다.
나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을 하지 않는 편이다.
구체적인 가계의 계획이나 5년, 혹은 10년 후의 수익과 자산현황 등등 앞서 쓴 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나는 하나도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편인데 내 친구는 당장의 수익과 이자, 손익이나 투자 그리고 내년도의 구체적인 가계 계획 등 엄청 자세하고 꼼꼼하게 계획을 한다.
친구가 나보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불안하잖아라고 말할 때의 나는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답변한다.
그러면 날 보고 김 빠진 얼굴을 하고 픽 웃는다. 그렇게 되면 좋지만 아닐 수도 있잖아.
그러면 나는 다시 어차피 계획을 해도 틀어질 수 있으면 그게 그거잖아;;;라고 말한다.
(후후.... 답답하신 분들에게는 죄송합니답.....)
신기하지만 이렇게 달라도 우린 오래된 친구다. 할 얘기도 많다. 그렇지만 극명하게 다른 부분도 너무나도 많다. 비슷한 성향이 친해질 수도 있고, 이렇듯 다른 성향이어도 친해질 수 있으니 대체 사람과 어느 부분이 맞는 사람을 찾아야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