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을 꿈꾸는 40_Part 1.

by 신상우

퇴근 시간, 아파트 단지에 들어선 나는 바로 집으로 향하지 않고 후문 쪽 놀이터로 연결되어 있는 길로 발길을 돌렸다.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데리러 가기 위함이 아니었다. 단지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라디오의 올드팝송을 마저 듣기 위해 잠시 귀가 시간을 늦추기 위해서 이다. 대부분 직장인들, 학생들이 모두 그러하듯이 나도 출퇴근 시간에는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는다. 단지 요즘 친구들은 음원사이트 구독하거나 유튜브를 통하여 노래를 듣는다면 나는 주로 라디오를 많이 듣는 편이다. 그것도 올드팝송이나 70,80 시대의 노래가 나오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대학교를 다니던 시기만 해도 나도 주로 MP3라는 기기에 음원을 다운 받아 노래를 음악을 들었던 것 같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지방 출장을 다니면서 운전이 서툴렀던 나 대신 장거리 운전을 하시던 대리님을 통해 라디오 입문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나의 라디오 취향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셨던 것은 아버지가 맞춰 놓으신 자동차의 라디오 주파수를 그대로 따라 들으면서였던 거 같다. 아버지가 맞추어 놓으셨던 라디오 주파수 영향 때문이었는지, 유년 시절 5살이 많은 75년 생 형과 함께 음악을 들었던 영향 때문인지 나는 최신 노래보다 70&80 노래를 좋아한다. 노래방 18번 곡은 김광석, 가장 좋아하는 가수는 이문세, 가장 좋아하는 팝송은 빌리 조엘의 피아노맨이다.



물론 내가 비슷한 또래에 비하여 유독 70&80 노래와 문화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또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80년 생, 특히 40대 중반에 접어들고 있는 친구들 사이에서는 70, 80 대중문화에 알 수 없는 매력을 느끼는 친구들이 많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으나 그 시대 젊음의 낭만에 대한 동경을 느끼는 것 같았다. 하지만 가끔 70년대를 살았다던 인생 선배들에게 이 같은 얘기를 하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면 얘기한다. "낭만, 낭만은 있었을지 몰라도 그 이상의 힘들고 혼란스럽고 고된 시절이었는지 풍요로운 세대에 태어난 너희들은 알지 못한다." 군사 정권, 자유화 운동, 갑작스러운 경제 발전, 냉전의 시대, 정말 "격동의 시대"라는 표현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혼동의 시대가 대한민국의 70, 80년대였을지 모른다. 어쩌면 선배의 말처럼 70, 80년대 사회의 현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낭만적이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럼 왜 우리 80년 생들은, 아니 이렇게 표현하면 너무 일반화되니 40대 중반에 접어드는 80년생인 나와 내 주변인들은 뉴스나 다큐에서만 봐도 알 수 있는 혼란의 70, 80년대를 동경하고 그 속에서 낭만을 찾는 것일까? 나는 왜 통기타 시대의 노래와 그 시절 20대가 보냈을 문화에 대한 향수에 빠져 있는 것일까? 내가 살아왔던 90년대, 2000년대는 어떠했길래 나는 자꾸 과거를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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