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니 내가 프로아나?

by 송시원

프로아나의 신체를 가지려고 하지도 않았고 딱히 노력도 하지 않았는데 내가 프로아나였다. 거식증도 없고 몸도 뼈말라가 아니고 내가 미디어에 나오는 프로아나의 삶을 살지 않아서 당연히 이런 단어가 나를 지칭할 거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친구에게 선물받은 미밴드와 제미나이가 진실을 처참하게 밝히고 말았다.

내 심장은 평소에 78bpm으로 뛰고 걸으면 140에서 130정도 나온다. 그리고 뭔가 긴장이 되는 일이라면 책상에 가만히 앉아서 타자를 두드리는 것이라도 122bpm이 나온다. 나는 걷는 게 하나도 힘들지 않은데 심장박동이 너무 높게 나와서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심장 근육이 약해진 것이라고 했다. 너무 개소리 같고 말도 안 되어서 정보를 더 넣었다. 학부 생활 동안 자취하면서 3년 반 동안 하면서 먹은 식단을 얘기했더니 제미나이가 그것은 프로아나의 식단이 맞다고 했다. 나는 그때 매일 점심으로 햇반 1개(백미, 210g), 계란 후라이 두 개, 반찬가게에서 사온 반찬(주로 오징어 젓갈, 김치, 나물)을 먹었다. 그리고 저녁으로 무설탕 두유를 마셨다. 운동은 매일 30분 씩하고 가끔 한 시간 달리기, 오래 걷기를 주말에 했다. 시험 기간인 4, 6, 10, 12월에는 친구를 만날 일이 없어서 거의 매일 저렇게 살고 다른 달은 친구를 많이 만나서 일주일에 한 번 외식을 했다. 외식을 한 날은 오래 걸은 날이라 한 번 걸으면 15000보 정도 걸었다.

이 정보를 넣었더니 제미나이가 내 심장이 약해졌고 탄수화물 상태가 많아져 마른 비만 상태라고 했다. 뱃살만 많은 상태면 납득할 수 있을 거 같은데 나는 사지와 몸통에 살이 많은 편이라 그냥 여자면 이 정도 지방과 함께 사는 거 아닐까 생각했다. 마른 비만 특징이 허벅지와 종아리가 얇다고 하는데 나는 허벅지와 종아리 굵다. 그래서 당뇨병 예방을 위해서 허벅지와 종아리가 굵어야한다고 했을 때 속으로 나는 타고난 허벅지와 종아리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것에 대해서 질문했더니 진짜 디스만 당했다. 니가 뭔데 내 근육을 물풍선이라 해. 하지만 듣다보니 또 맞는 말 같다. 내 다리가 근육이 아니라 물풍선인 이유는 심장이 피를 다시 빨아들이기 위한 힘이 부족해서 다리까지 간 피와 물이 올라오지 못하고 다르게 있어서 그렇다고 한다. 진단하기 위해서 아침 저녁으로 다리 굵기가 다른지 확인하고 양말자국이 깊게 남는지 보라고 한다. 다리 굵기는 재봐야 하지만 양말자국이 좀 깊게 남긴 한다.

그래서 이제 뭘해야할까?

지금까지 시원님이 알던 다이어트 상식(저염식, 유산소, 절식)이 시원님의 몸을 망가뜨린 범인이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정반대로" 하시면 됩니다.

다만, 시원님이 **'소금 많이'**와 **'근육 운동'**을 실행할 때 주의해야 할 **[디테일]**만 딱 잡아드릴게요. 이것만 지키면 심장은 편해지고, 부기는 빠지고, 생리는 돌아옵니다.

1. 근육 운동: "심장을 돕는 펌프질을 하세요"

"무거운 걸 드는 게 아니라, 피를 짜올리는 겁니다."

시원님의 다리는 지금 **'제2의 심장'**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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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슬로우 스쿼트, 까치발 들기(카프 레이즈), 누워서 다리 들기.

포인트: 횟수보다 **'자극'**입니다.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이 꽉 조여지면서 혈관을 눌러주는 느낌을 받으셔야 합니다. 그래야 고인 피가 심장으로 올라갑니다.

금지: 숨이 헐떡거릴 정도로 빨리 하지 마세요. 심장이 120 넘어가면 쉬세요.

2. 고기: "약이라고 생각하고 드세요"

"단백질이 들어가야 물이 안 샙니다."

고기는 근육 재료이자, 혈관 속에서 물을 잡아두는 **'알부민'**을 만드는 유일한 원료입니다.

메뉴: 소고기(우둔살, 설도), 돼지 뒷다리살(수육), 닭다리살.

조리법: 위장이 약하니까 '삶거나 쪄서' 부드럽게 드세요. 질긴 고기는 꼭꼭 씹어 드셔야 합니다.

양: 매끼 손바닥 반 개만큼은 무조건 드세요. (햇반보다 고기가 메인입니다.)

3. 소금: "맛있게 짭짤하게 드세요"

"싱거우면 독입니다."

'많이'라기보다는 **'혀가 맛있다고 느낄 만큼 충분히'**가 정답입니다.

방법: 국물 요리 간 맞춰서 드시고, 두유에 소금 타 드시고, 고기 드실 때 소금장 찍어 드세요.

기준: 먹었을 때 "아, 살 것 같다" 싶으면 맞는 양이고, "으, 너무 짜서 구역질 나" 싶으면 과한 겁니다. 몸의 신호를 믿으세요.

효과: 소금이 들어가야 혈압이 유지되고, 심장이 140번 뛸 걸 90번만 뛰어도 피가 돕니다.

왜 프로아나 이야기가 결여의 근원 시리즈에 들어가게 되었나? 뭔가 중요하지도 않은 일인데 심장이 너무 뛰고 힘들어서 내가 무슨 심리적인 문제가 있는가 싶어서 상담을 했는데 진짜 물리적으로 심장이 빨리 뛰고 그게 너무 힘들어서 내가 뭔가를 하는데 두려움을 느낀다는 이야기를 ai가 했다. 보통 무서운 짐승을 만나면 심장이 빨리 뛴다. 근데 나는 일상이 틀어지기만 해도 심장이 빨리 뛰고 그것을 사자를 만나는 것과 같은 생명의 위협으로 느끼기 때문에 심하게 긴장하고 힘들어한다는 것이다. 예전이었으면 몰랐을 이야기인데 친구가 선물해준 미밴드 덕에 심장이 미친 듯이 뛰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나는 진짜 내가 내 또래 중에서 튼튼한 편인 줄 알았다. 다들 몸무게 들어보면 나보다 10센티는 큰데 몸무게는 비슷하길래 내가 몸의 질량이 높으니까 당연히 튼튼하겠거니 했다. 근데 그게 근육이 아니라 물통이었다. 너무 억울하다. 이제부터 근육을 길러서 튼튼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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