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도서관을 갔다 왔습니다.
버스로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도서관입니다.
집 앞에 구립도서관이 있지만 원하는 책이 없어 멀리 시립도서관으로 갔다 왔습니다.
오전 10시 정도에 다녀왔는데 다행히 배차가 맞아서 기다리는 시간 없이 빠르게 다녀왔네요.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내려 걸어가다가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한 여자분을 보았습니다.
왼손에 파리바게트 케이크 상자를 들고 계시더군요.
근처 시장에 파리바게트가 있는데, 아마 거기서 사신 모양입니다.
케이크 상자를 보며 생각했습니다.
'저분은 누군가를 축하해 주기 위해 케이크를 사서 집으로 돌아가는구나.
아마 소중한 사람이겠지. 누군가 축하해 줄 수 있다는 건 큰 행복이구나.'
본인의 시간과 돈을 써서 케이크를 사고, 그것을 들고 걸어가는 모습에서 그분의 인생이 보이는 듯했습니다.
물론 저만의 생각입니다.
어느 저녁이 생각납니다.
저는 구도심에 사는데요.
주변에 불법주차된 차량이 많습니다.
저층 주택 골목에 주차된 차량도 많고요.
아침 출근시간대에 집을 나가면 차들이 없습니다.
아마 다들 출근을 하셨겠죠.
저녁 늦게 집에 돌아오면 다시 골목에 차들이 빽빽하게 주차되어 있습니다.
모두 퇴근을 하셨나 봅니다.
골목을 채운 차들을 보니 그들의 인생이 보였습니다.
'하루의 고된 일을 끝내고 나서 가정으로 돌아왔구나.
퇴근하는 운전길이 피곤했을 텐데, 집에 와서 얼마나 편할까?
돌아갈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건 평소에 인지하지 못하는 큰 행복이구나.'
골목을 걷다 치킨 포장을 들고 가는 한 젊은 청년의 모습에서도 인생이 보였습니다.
'무거워 보이는 가방에는 삶을 지속시켜 주는 어떤 물건들이 들어있겠구나.
퇴근하고 집에서 먹는 치킨이 주는 행복은 얼마나 클까?
자유롭고 편안하게 집에서 나만의 시간을 즐긴다는 것도 큰 행복이구나.'
가끔 심리/상담전문가들이 이런 얘기를 합니다.
"어떠한 이유로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무슨 얘기를 해주고 싶으세요?"
우리는 '힘내라, 너의 잘못이 아니다, 우리도 너의 마음을 안다, 응원하고 있다' 같은 따뜻한 말을 전해주고 싶다고 얘기합니다.
대답을 들은 전문가가 얘기합니다.
"그런데 왜 자신에게는 따뜻한 말을 하지 않으세요?"
다른 사람의 고생과 행복을 이해한다면 나의 고생과 행복도 이해해주어야 합니다.
'나'는 누구보다도 소중한 존재이니까요.
내가 '나'를 이해해주지 못한다면 누가 그럴 수 있을까요?
내가 겪은 고생, 내가 가진 작은 행복을 이해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이 주제로 글을 쓰기로 마음을 먹고 바로 커피포트에 물을 끓였습니다.
평일 오전 11시에 한 잔 마시는 믹스커피에 행복을 느끼려고요.
별 거 아닌 행복에 감사해 보려고요.
커피가 맛있네요. 잠은 안 올지도 모르겠지만요.
여러분은 오늘 누군가의 또는 자신의 작은 행복을 보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