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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언제 나오나요?

(feat. 책은 완성되어 있어요)

by 스테이시

흰 눈이 쌓일 만큼 펑펑 내리던 2월 말,


나는 이 원고를 오늘 꼭 팔아야 한다라는 끌림에 의해 원고를 투고했다.

물론 그 전날, 강남 교보문고에 가서

에세이, 자기 계발, 부동산(경제 경영) 쪽에 책을 뒤지며

투고할 출판사 리스트를 만드는 작업을 했기도 했지만

왠지 그 날 그 일을 해야 할 것 같았다.


그 날 오전 정말 읽어보기나 할까 라는 반신 반의의 마음으로 이메일들을 보내고,

라면을 먹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오후가 막 시작될 때,

문자가 왔다.


"[우리 집은 어디에] 저희 출판사에서 출간하고 싶습니다."


엥? A4용지로 200장이었다.

내가 놀란 것은 나한테 출판 제안이 왔다는 것보다 그걸 몇 시간 만에 다 읽었다는 건가 라는 부분이었다.

그 다음날 그분을 만나기로 했다.

그냥 글이 책이 돼야 된다고 생각했지만, 글을 쓰는 것 말고는

출판 과정을 아는 것이 하나 없었다.


전화로 이야기를 나눠보니, 아직 앞 쪽만 읽었는데 재미있어서 전화를 했단다.

헐,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하긴 한데.. 그럴 수도 있는 거군요..라는 통화를 마치고

다음 날 계약서를 가져온 그 분과 만났다.


이제 끝까지 다 읽으셨는지 물었더니

계약하고 읽어보려고 한단다. 오 마이. 문화 충격이었다.

그래서 나는 계약하고 며칠 사실 조금 걱정되었다.

끝까지 읽어보니 재미없네요 이러면 어쩌지. ㅎ-ㅎ


감사히, 그런 일은 없었다.

계약의 조건은 통상적인 범위였고 나한테 계약에 대해 궁금한 것 있냐고 묻는 담당자께

내 질문은 조금 생뚱맞았다.


"그런데, 이게 책으로 만들면 몇 페이지나 될까요?"


내 나름의 걱정은 에세이 느낌이 담긴 이 책이 너무 두꺼워질까 봐에 대한 것이었다.

그분은 300 페이지 나올 것 같은데요.라고 하셨는데. 헉. 그것도 충격이었다.


"네? 그럼 너무 두껍지 않나요?"

"저희 출판사는 두꺼운 책을 만드는데 두려움은 없습니다만"

이런 식의 대답이었던 것 같다. 나중에 책이 나오고 출판사에서 나온 책들을

검색해 보면, 내 책이 얇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 지도 모르겠다.


그러했고, 출간의 시기는 잠정적으로 4월이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땐, 그게 완성된 원고라고 생각했다.

(엄청난 착각이었다. ^^;)


그렇게 원고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빼고 빼고 또 뺐다고 생각했는데

왠 걸 A4용지로 2장 줄어들고. 하하하.

담당자께서는 줄이는 것은 저희가 더 할게요.라고 하셨다.


그렇게 2주 정도 지나서 이제 원고는 끝난 줄 알았는데,

글의 흐름이 시간순으로 되있지 않아서 독자가 혼란스러울 것 같다고 하셨다.

(사실 그때 담당자 분도 그래서 내가 지금 어디에 살고 있는지 결론을

헷갈려하시는 것 같았다. 그때 엄청난 충격을 받고 원고 뒤집기에 들어갔다.)


킨코스에 가서 A4용지로 다 출력을 했다. 그 종이 덩어리를

읽고 줄이고 재 배치해서 제목들을 바꿔 다는데 정말 꼬박 이틀 밤을 보냈다.

나는 돌아보면 이 과정들이 참 재미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나는 4월을 보고 있었다.

그때, 어느 홍보 채널을 말씀하시면서

그 채널에 날짜가 5월에 된다고 했다고 하시면서 책을 5월에 만나기로 했다.

덕분에 얻은 한 달의 시간 동안 글을 뒤집고 나서도 3번의 문장 교정을 보았고,

저자 소개 표지 선정 등 나름의 활동에 참여했다.


또 시간을 벌게 되어서 일러스트도 추가하게 되었다.

참, 사랑스러운 일러스트가 나왔다.

^^



그리하여, 원고가 정말 책으로 완성된 순간. 5월 1일.

이제 서점에 깔면 된단다,

그때 홍보 채널 변경의 건이 나와서 지금 홀딩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10달을 채운 아기가 아직 뱃속에 머무는 듯한

답답한 느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예산이 드는 홍보도 하시려는 그 노력에 감동이기도 하다.



글을 나의 것이었지만, 책은 나의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나는 이 녀석이 나뿐만 아니라

출판사에도 의미 있는 녀석이 되길 바라 본다.


그래서, 5월이 됐는데, 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많이들 물어보셔서 글로 쓴다. ^^.


책이 완성되어 있긴 하다고. ♡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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