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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책이 나오는데, 기분 좋으시겠어요.

요즘 주변에서 자주 듣는 말

by 스테이시

계약했을 때 4월 초를 예상했는데, 여차저차, 원고를 뒤집어서 한 번 손보고,

홍보 채널 안건으로 시간이 가고, 그 사이 일러스트를 추가하고 시간이 후다닥 지나갔다.


그래서 미뤄져서 5월이라고 했던 말을 간신히 지킬 수 있게 되었다. 휴 한번 더 미뤄졌으면

양치기 소년이 될 뻔했다. 물론 무명작가의 생소한 소재의 첫 책을 기다리는 사람이

누가 있겠냐 만은 그래도 말이다.


그래서 4월 한 차례 언제 책이 나와요 묻고 5월 초에 한 번 더 사람들이 러시로 묻고는 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5월 31일에 서점에 깔리게 될 예정이란다.


이어서 사람들은 "첫 책이 나오는데, 기분이 좋으시겠어요."라고 말한다.


아, 나는 여기서 머뭇 거린다. 아. 아. 그게. 물론 안 좋다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그렇지만,

상상하시는 것처럼, 설레거나 작가가 된다는 그런 뿌듯함이 마음에 채워져 있는 건 아니에요.


무슨 대답이 이렇게 복잡한 건가 생각하시겠지만, 음 뭐랄까.


[우리 집은 어디에]를 소개한다면, 부동산+주거복지+청년세대(요즘애들)+에세이 다. 등장하는 필자의 삶 외에도 대한민국의 민감한 소재와 영역들이 총출동하는 지면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사실 책이 잘 팔리길 기도하며 설레는 작가라기보다는,


지금까지 누구도 공개적으로 이야기 하기 꺼려했던 주거복지(임대주택)이라는 소재를 출판계에 등장

시킨다는 것만으로 막중한 책임감과 긴장감이 나를 감싸고 있다. 누군가는 나를 공격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공감할 수도 있다.


모두가 나를 응원해주거나 칭찬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지만,

그래도 외로운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부동산? 하면 돈 쉽게 벌기!

주식? 하면 대박!

에세이? 하면 베스트셀러 작가들.


나름 평타 치는 공식들이 있지만, [우리 집은 어디에]는 그 공식들에 어딘가에 합류하지 못한 채,

출발을 할 것이다. 이 글을 세상에 해산해 놓으려는

내 마음은 무겁고, 좋게 말하면 차분하다.


책이 나와 이런 들뜸이 내게 없으므로 그것 또한 이상한 신인이겠지만,

나는 계약하던 날도 그러했다. 남편은 "왜 기뻐하지 않아?"라고 날 의아해했지만.


"지금 까지 걸어왔던 길을 나는 그대로 걷고 있으니까. "


즉, 무슨 로또 맞았거나 인생 역전하는 수단으로써 책이 아니라.

주거 복지와 내 집 마련 그 사이에 고민하는

수많은 젊은 이들에게

전할 수 있는 따뜻한 소식을 조금 더 빨리 넓게 전할 수 있게 된 거니까.

내가 추구하던 일에 수단이 바뀐 것뿐이니까. 폰이 2G에서 5G로 바뀐 느낌이랄까.


그래서

나는 책이 턱 세상에 이제 정말 나와야 한다는 것에..

나의 다음 발걸음을 고민해 본다.


N포 세대에게 숨겨진 있는 희망의 메시지를 따뜻하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부족하다면.. 미약하다면..

숨겨진 희망을 굳이 전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따뜻하고 희망이 가득한 세상을

만드는데 참여할 수는 없을까?..


[우리 집은 어디에]..

녀석이 사랑받길 저자로써 바라본다.

그 보다 더 바라는 것은,

많은 가정이 회복되는데

사랑을 줄 수 있는 녀석이 되길 기대한다.


D-10

[우리 집은 어디에]

Coming Soon

2019.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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