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입니다.
신인작가의 웃프고 애달픈 셀프 홍보! 출간 준비
by
스테이시
May 25. 2019
책이 출간된다고 하면, 다들 첫 번째로 물어보시는 게 있다.
"자가 출판?"
그런 말을 들으면 이런 생각이 들곤 했다.
출판사가 내 글을 픽해주는 것보다, 나에겐 자가 출판이 더 어려운 일 일 것이라는...
난 커피, 나에게는 링거 같은 그 녀석 빼고는 나에게 한 푼도 안 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리 자가 출판이 쉬워지고 비교적 큰돈이 안 드는 일이라고 할지라도,
나의 꿈, 어떻게 보면 사치스러운 단어를 위해, 몇 푼이라도 쓸 생각을 감히 못했을 것이다.
사진이 작아서 안 보이지만, 책 상단에 쓰여 있는 문구처럼
월
70만원
으로 살아야 했던 기억이 쉽사리 잊혀지지는 않는 까닭이다.
그렇게 나는 자가 출판보다 쉬운(?) 선택을 했고,
미친 척 "이 원고를 이번 주에 꼭 팔아야 한다"라는 객기로
원고 투고를 했다. 그렇게 나의 객기를 객관화해 줄 회사를 만났다.
지식 노마드.
원고 투고 후 몇 시간 지나지 않아서 띵동 문자가 왔다. 이 책을 출간하시겠다고.
헉. 어떤 책들을 내셨는지 검색에 들어갔다. 경제 경영 그리고 미래학 쪽에 두껍고 비싼 책을
많이 낸 회사라고 해야 될까. 최근 책으로는 "앞으로 5년 한국의 미래 시나리오"가 검색되었다.
출판사의 저자들은 거의 다 교수님, 박사님, 연구원 등 인 것을 보면서,
이곳에서 왜 나같이 무명 저자에게 연락을 했을까 싶어서 궁금증을 가지고 미팅 자리에 나갔다.
두 가지 인상적인 이야기는
"이걸 책으로 만들면 너무 두껍지 않을까요?"에 대한 대답
"저희는 두꺼운 책을 만드는데 거부감이 없는 편입니다. " 가 그 첫째였다.
출판사에서 지금 까지 나온 책들을 보시면 백 프로 고개를 끄덕이게 되 실 것이다.
두 번 째는 "지금까지 내오신 책들과 많이 다른 느낌의 원고인데,
어떻게 결정을 하게 되셨는지?"에 대한
대답이었다.
우리는 왜 언제나 무거운 느낌의 책만 하냐라고 논의가 나오고 있던 시기였단다.
그래서 부드러운 느낌 책 한번 해 봅시다. 이런 차에 굴러온 원고란다.
아, 원고 자체도 물론 너무나 중요하지만,
출판사 사정도 정말 맞아야 한다는 것이 새삼 실감이 났다.
혹시 원고 투고에서 "귀사의 사정상 어렵다거나, 귀사의 방향과 맞지 않아 어렵다."라는
말을 들으시면, 그 말을 믿어보는 것도 방법인 것 같다.
그리하여, 스테이시의 원고가 지식노마드의 책 [우리 집은 어디에]로 탄생하게 되었다.
이 원고가 작품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담당자와 주고받은 메일은
언젠가 한 번 정리해서 한 편의 글로 엮어 볼 생각이다.
많은 예비 작가들이 궁금하실 부분인 것 같아서 말이다.
계약 후엔 무슨 일이 발생하나요 라는 부분 말이다.
그 부분을 뒤로 미루고,
지금 나는 이 글을 쓰고 있다.
즉, 셀프 책 홍보에 열심을 내고 있다는 뜻이다.
출판사가 홍보하실 텐데, 왜 이렇게 애절하고 웃프게 홍보 글을 쓰냐고? ^^
신인이라서
할 수 있는 주접일 것 같아서,
해보고 있다.
그리고 감사히 난 아직 어리다면 어리고,
잃을 래야 잃을 게 없는 사람이라서 말이다.
이게 뭐냐 하면, 내 인생 첫!!!!! 명함이다.
이러저래 인생을 구비 구비 살았던 탓에 여기저기서 일하면서
명함 한 장 가져 본 적이 없는 나였다.
그래서, 이 녀석이 나의 첫 명함이 되어 주었다.
출판사 나름의 홍보와 계획이 있으시겠지만,
책이 나오기까지 또 나오고 나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리 많지 않아 보였다.
독자의 선택을 두근두근 가슴 졸이며 기다리는 거?
아, 흑. 생각만 해도 심장 어택이다.
뭔가를 가만히 기다리는 건, 스테이시 답지 않아.
그리고 이 책이 말하고 있는 내용과도 맞지 않잖아. 그러니,
이제 숨길 래야 숨길 수도 없는 이름과 글 솜씨로
주접이나 마저 떨어보자 으랏차차 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책에 대해 물으면서 하는 말이 꼭 있다.
"무슨 책이에요?"라는 공식 멘트 말이다.
물론 한 줄로
" 주거복지와 내 집 마련 사이에서 고민하는 요즘 애들,
청년 세대를 도울 에세이 형식의 부동산 서적입니다. "
라고 멋지게 전달하면 좋겠지만,
그 한 마디도 너무 길게 느껴지는 찰나가 있어서
아예 명함을 만들었다.
"이 책입니다. "
아, 명함은 회사에서 만들어 준 것이 아니고,
어디까지나 나 스스로의 몸부림이다.
귀엽게 봐주시면 감사 베리 땡큐다. : )
명함을 주자 단골 질문이 생겼다.
"표지는 직접 그리신 거예요?"
제가 예술학교를 졸업하긴 했지만, 죄송히 미술에는
1도 재능이 없기에, 출판사에서 하셨답니다.
아 참, 이왕 글 쓰는 김에 그림도 그려드렸으면,
예산을 좀 세이브 해드렸을 텐데, 괜스레 미안해지는.. 작가다.
그래도, 책에 들어가는 글씨란 글씨는 모두
채워 드렸으니, 그걸로도
같이 일하기 편한 작가였어 라는 피드백,
기대해도 될까요? 에디터님 : )
사실, 명함은 지인 홍보용으로 만든 건 아니고,
출판사에서 대형 홍보 채널에 의뢰를 하셨으나, 거절을 당하시면서
결심한 나의 눈물의 아이디어다.
돈을 지불한다고 해도, 홍보해 주기
껄끄러운 주제 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이 글을 쓴 작가인 내가 모를 리 없다.
그래서, 대형 채널을 말씀하시길래,
"시도해보는 것은 좋지요"라고 답했지만,
밑바닥부터 박박 긁어서 처절하고 웃프게 내 집 찾기를 하는 저자의 경험담이
Top-down 방식으로 홍보되는 게 좀 어색한 옷 같은데 생각은 했었다.
(물론, Top- down이고 Bottom up이고 이러나저러나
무명의 신인 저자가 찬반 더운밥 가릴 처지는 아니지만 말이다.)
결과론적으로는 성사되지 못했다고 담당자께서는
매우 나한테 미안해하시면서 연락을 하셨다.
아, 괜찮아요. 정말 괜찮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게 있으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렇게, 이 책의 홍보는.. 이제..
내가 몸으로 뛰면서 밑바닥부터 끌어 올리는 방법밖에 안 남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 절박했다.
나는 책 한 권 냈으니, 이제 작가야 이런
고상한 아이덴티티를 얻으려고 내 모든 걸 원고지에 쏟아부은 것은 아녔으니 말이다.
서점들을 돌아다니면서,
내 책이 어디 놓일 수 있을까 거닐 던 차에
서점에 있는 젊은 이들을 보고 생각했다.
서점에 들어가는 젊은 이들에게 명함을 나눠 주는 건 어떨까.
처음 생각은 엽서였다. 감사히 표지가 예쁘게 잘 나왔으니,
킵 하고 싶을지도 몰라 라고 알아봤더니, 악. 엽서는 너무... 비쌌다...
그럼, 명함. 명함은 내 안쓰러운 통장 잔고로도
해 볼만 할 것 같았다. 그렇게 명함은 제작이 되었고.
배달이 왔다.
난 그제야, 약간 인터넷에서 물건 지르고 아빠한테
고백하는 마음으로 편집위원님께 연락을 했다.
"혹시, 명함을 만들었는데 회사 이름에 누가
안된다면 젊은이들 많은 데 가서 뿌려도 될까요?"
답이 왔다. 딩동.
"회사 이미지는 괜찮은데, 작가님 이미지가 걱정됩니다만.. "
아, 안되는 거구나.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게 이런 건가 보다.
"아 예, 지인들에게만 쓰겠습니다. 책 내용과 부합하여
몸으로 뛰는 홍보를 역동적으로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
라고 문자를 맺었다.
아, 400장을 다 어쩐다. 하고 그 날부터 지인들에게
" 이 책입니다. "라고 나눠 주었다.
그랬더니 어떤 분께서 " 내가 아는 사람들 줄게요. 스무 장만 줘봐요"
이런 따뜻한 일이 하루하루 이어지다 보니,
무거웠던 마음에 조금 온기가 들어왔다.
빵빵한 홍보 끼고 시작해보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조금씩 온기를 전해 볼 수 있을까.
진심을 나누면 배로 돌려받는 게 참, 행복한 것 같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나의 첫 명함을 전했다.
누군가 그러셨다.
"근데 너 이름은 왜 안 보여?"
"이름이 쓰여있긴 해요. 아주 작게 말이죠. 제 이름은 중요하지 않거든요.
이건 제 이야기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사는 요즘 애들의 이야기니까요."
그렇게, 나의 웃프고 애달픈 홍보는
D-day 몇 일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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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한 분들께, 자꾸 알람이 울리게 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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