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큰 댁 파주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제2자유로부터 막혀서 가양대교 쪽에 오자 거의 정체였다.
그 와중에 화장실에 가겠다는 두 꼬맹이 덕에
고양시 진입로로 돌아 오분 거리에 고양 이케아로 향했다.
헉, 언제부터 이케아가 연중무휴가 아니었지.
나 일할 때만 해도 서로 명절에 일하겠다고 난리였는데,
결혼했다고 빼준다길래 그호의는 괜찮다고 그랬었는데.
여하튼, 다시 고양 스타 필드로 이동!
드디어 두 녀석은 화장실을 해결했다.
그러나, 두둥! 별천지였던 그곳을 쉽게
빠져나올 수 없었는데, 이름하여 토이 킹덤에 들어섰다.
토. 이. 킹. 덤.
없는 게 없는 장난감의 세계에서 아들은 얼마 전
본 헬로카봇 영화에서 본 신상품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그 와중에 초등학생 딸은 무언가를 사달라며 계속 계속
날 괴롭혔지만 더 어린 아들은 샘플을 만져보더니
아빠 손을 잡고 순순히 따라 나왔다.
남편과 나는 아이쇼핑을 할 수 있는 아이라며
기특하다고 눈을 마주치며 기특해했다.
딸은 계속 장난감 이름을 외치며 내 심기를 건드리고
있었는데, 한 십 분쯤 지나자 아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우리는 이유를 예측 가능했지만 애써
"뭐 먹을까" 라며 화제를 돌리고 있었다.
아들은 혼자 슬픔을 삼켜보려 했으나
마음이 넘치는지 눈물이 또르르 흘렀다.
그 장난감을 보고 나온 지 30분이 지나도록
"사줘"라고 말 한마디 안 한 아들이었다.
우리가 그 장난감을 처음 보았을 때 십만 원은
이미 엄마 아빠가 장난감을 위해 지불하긴 큰돈이라고
말을 했기 때문 일 것이다.
아들은 엄마 아빠를 이해하기 위해
자기 마음을 열심히 정리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다가.
"엄마가 사줄게."
라고 내가 먼저 백기를 들고 말았다.
아들이 혼자 마음을 삼켜보려고 하는 노력이
너무 예뻤기 때문이다.
ᆢ
뭐든 다 살 정도로 여유 있는 월급이 아님에도
저걸 사주지 않으면
안 되는 마음, 그게 부모인가 보다.
그렇게 아들은 십만 원짜리를 획득한 권리를 얻었다.
딸과 내가 기다리는데 아들이 생각보다 작은 상자를
들고 내게 뛰어왔다.
오. 세상에.
십만 원보다 싼 오만 원짜리 정도로 퉁쳤구나 하며,
기특하다며 예뻐해주고 있는데
그 뒤에 남편이 큰 박스를 온몸으로 안고
등장했다.
두둥. 뭐여? 설마 2개 산거여? ㅎㅡㅎ;;;;;;;;;
물론 예쁜 짓을 하긴 했지만 그렇게 예뻤어?
사은품이란다.
아, 잠시 내 감동은 하늘 위로 휘리릭!
스타필드 화장실 이용요금, 너무 비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