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남의 편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보려는 내 노력도 무심하게 남편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나는 매일 이혼과 3년 이내 2자녀를 고민하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결혼 3년 이내가 참 힘든 시기인 것 같다. 두 사람이 맞춰가는데도 엄청난 차이가 예고되어 있는데, 보통 이런 맞춰 가는 시기가 끝나기 전에 또 다른 맞춰 줘야 할 인격, 아기가 찾아오기 때문이다. 나중에 읽은 어떤 글에서, 결혼 5년까지만 견디면, 서로 노력하면 그 이후는 편하다고 했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 그때는 내가 고른 신랑이 맞나 싶던 남편도 지금은 제일 친한 친구가 되었으니 말이다.
돌아보면 그때, 남편이 집에 오면 나는 열의를 가지고 이런 제도에 우리가 해당될 것 같다 어떤 선택이 좋겠냐 대화를 시도하면, 남편은 당첨이 안 될 가능성이 더 큰 게 아니냐며, 되면 늘어나는 보증금은 어찌하냐며 시큰둥했다. 아니 나를 이해해 주지 못했다.
물론, 안될 수도 있었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남편이 선택한 적은 소득을 온몸으로 견디고 있는 나와 첫째 아이를 위해 칭찬이나 고맙다는 말까지는 바라지도 않았다. 그냥 백지수표라도 언젠가는 우리도 이 상황을 벗어 날 수 있다 노력하자라는 말을 듣고 싶었을 뿐이다.
3년이나 연애를 하고 결혼했는데도, 참 모르는 것이 많았던 것 같다.
그리하여 남편은 기억이 있을 때부터, 이사를 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다세대 주택지만 어릴 적부터 자가에 쭉 거주해온 그는, 우리 부모님의 경험담을 몸소 체험한 나랑은 주거에 대한 고민의 자세가 달랐던 것 같다.
모든 문제가 그렇지만, 한 가지 주제에 확 몰입돼야 풀어갈 수 있는데, 짝꿍을 비롯한 부모님 그 누구라도 당신을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힘이 될 것이다. 나 같이 혼자 고군분투를 하게 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몰입해야 끝장을 볼 수 있다.
나는 모두가 부정적 애기를 던질 때도, 내 아이에게 지금보다 나은 주거를 제공하겠다는 것
목표를 잃지 않았다.
이러한 시기에, SH 국민임대 주택 공고가 나왔다. 천왕 2 지구는 그 회차에 공급되지 않았고, 대신 공가(기존에 공급되었던 집에서 퇴거가 발생하는 경우 빈 집)에 대한 모집이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