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탈락
SH결과는 보통 오후 2시에 발표가 되고는 했다. 12시부터 컴퓨터를 켜 놓고 다리를 오들오들 떨던 8월에 어느 여름날, 2시에 클릭을 하고 차마 남편 이름을 검색은 못하고, 장기전세 신특 커트라인 파일을 열었다.
천왕 2 지구 1단지 1자녀 86년생
천왕 2 지구 2단지 2자녀 83년 7월생까지 당첨
두 둥 84년생이던 남편은 말 그대로 어려서 떨어진 것이 되었다. 맘에 들었던 1단지를 선택했으면 당첨이 되었을 거라 생각하니 머리에 보글보글 거품이 올라오는 듯했다. 장기전세 59형 선택에서 처절히 실패를 맛보았지만, 그래도 국민임대 49형은 될 것이라며 다독거리며 다시 기다림에 돌입했다. 첫 장기전세 도전에 그렇게 수업료를 내고 배움을 얻어 아쉬웠지만 49형 국민임대는 서류 컷에서부터도 넉넉했으므로 반드시 될 것 같았다.
그날도 뒤뚱거리며, 코엑스에 가서 업무를 보고 있었다. 2시가 되었고 전에도 그랬 듯이 당첨자 조회가 아닌 커트라인을 열어보았다. 결과는 1자녀 78년생인가 그랬음으로 2자녀(태아 인정)인 우리는 당첨이었다. SH는 당첨 날 동호수를 같이 발표하므로 조회해보는데, 명단에 없다고 나왔다. 그 날 완전한 당첨을 맛보고 곧 태어날 삼 점 이와 새 아파트 21평에서 행복하게 살게 되었답니다 라는 이야기가 펼쳐졌다면 이 책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정신이 혼미 해져서 SH콜센터에 전화를 했다. 나 같은 사람이 많은 걸까, 1시간이 지나 연결된 담당자는 “서류 제출 안 하셨잖아요” 라며 귀찮게 하지 말라는 투였다. 서류를 보냈던 코엑스 우체국으로 당장 뛰어갔다. 등기번호를 모르면 기록을 못 찾아 준다고 했으나, 만삭의 여자애가 와서 다급하게 요청하는 게 딱 한지 한 직원이 내가 보낸 날짜 기록을 다 뒤져서 정보를 찾아냈다. “국민임대 담당자 수령”이라는 기록이 나왔다. 그날 밤을 꼬박 지새우고, 아침 9시 SH공사 국민임대 팀에 쳐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