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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이시 Oct 20. 2022

전 그런 엄마는 아니고요......

최근 드라마는 아니지만 지난주 갑자기 제목에 꽂힌 나는 '그린 마더스 클럽'를 보게 되었다. 아주 오랜만에 드라마를 보게 되었다는 설렘도 있었지만, 이미지와 내러티브 잔상이 오래 남는 나는 솔직히 걱정도 되었다. 아니 다를까, 보고 난 지 며칠이 지난 지금도 몇 가지 대사가 마음속을 떠나지 않고 있다. 특별히, 이 대사.


"전 그런 엄마는 아니고요."


극 중 주인공이 학군지로 이사를 와서 갖는 첫 엄마들 모임에서 한 실언이다. 극 중에서 함께 있던 다른 엄마들은 마치 자신들이 공격받았다는 듯이 격양된 반응을 보인다. 그런 엄마라는 단어에 도대체 어떤 뜻이 담겨 있길래 영어로 하면 겨우 such 정도로 번역될 만한 말에 화를 낸다는 말인가?


학군지 엄마들은 그런 엄마라고 싸잡아 표현한 주인공은 자신은 다르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적어도, 처음 몇 일간은 말이다. 주인공은 점차 그런 엄마로 진화하게 된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영어를 끝내고, 고학년 때부터는 수학을 달리며, 대학 부설 영재원쯤은 한 번 다녀줘야 한다고 믿는 그런 엄마 말이다.


사회에서는 그런 엄마들은 악이라고 묘사하며, 그 반대편에 서있는 사람들을 선이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근데 과연 그럴까? 그런 엄마가 아니여야 좋은 엄마일까?


이 드라마를 보면서 '나는 그런 엄마가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마주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도 안 그런 엄마보다는 그런 엄마에 가까운 것 같다. 다만 그런 엄마이기 때문에 사회악이라는 의견에는 반대한다.


본인이 안 그런 엄마라고 생각한다면 묻고 싶다. 듣기 좋은 말 하는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은 건 아닌지? 정말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서 그 스탠스를 선택한 게 맞는 지 말이다.


아이에게 좋은 것을 주고 싶은 마음은 다 똑같다. 그런 엄마라고 그 마음이 더한 것은 아닐 것이다.


나는 그런 엄마가 되어 내 자식에게 해주고 싶은 욕망에 충실하다. 다만, 내 자녀에게 내가 무언가를 해주는 것이 타인에 피해가 되지 않는 한 계속 그렇게 할 것 같다. 교육문제는 어렵다. 그리고 예민하다.


더 많이 배워서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고 덜 배워서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한다면 본질이 느껴질까? 학원을 얼마나 많이 빨리 이용하냐는 그런 엄마의 본질이 아니다. 그런 엄마가 키우고 싶은 아이는 어쩌면 남에게 피해 주지 않을 수 있는 아이로 클지도 모른다.


우리가 아이를 대하는 마음은 거울에 비추듯이 내 자녀의 마음에 비칠 것이다.

나는 그런 엄마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부끄럽다고 느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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