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 신청, 어디가 경쟁률이 낮을까?
2014년 이전 공급 분 건설형 59형 장기전세와 현재 국민임대의 경우 차상위와 제조업 가점이 적용된다는 이야기를 앞서 말씀드렸다. (2014년 이후 공급 장기전세의 경우 항목당 5점 만점의 새로운 점수 체계가 제시되었는데, 소득 가점이 신설되었기 때문에 차상위 점수를 따로 주지 않으며, 제조업 또한 가점이 해당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나에게 맞는 유형을 찾아야 한다.)
그렇게 3점 가점 표를 기준으로 우 청룡 차상위, 좌백호 제조업을 얻은 나는 16점이었고, 시한부 점수였기 때문에 더 살 떨리는 기다림을 거듭하다가 드디어 장기전세 공고가 나왔다.
신규 공급 쪽 물량 많아서 당첨이 더 쉬워 보이기도 했지만, 2014년 이후 신규 공급분은 시세의 80%로 공급하여 보증금 2억 이하를 찾기 어려웠고, 원래 국임 49로 살던 지역을 어린이집 등의 이유로 떠나고 싶지 않아서 2014년 이전 공급되어서 누군가 살다가 나간 공가, 빈집만을 나는 노리고 있었다.
우리 지역에 이번에는 천왕 1 지구 3단지 1개 천왕 1 지구 6단지 4개의 선택지가 주어졌다. 가장 원했던 것은 천왕 2 지구 1단지 연지타운이었지만, 내 시한부 16점이 그 단지가 나올 때까지 버텨줄지 확신이 없으므로 천왕 1 지구라도 되면 너무 좋겠다며 고민에 들어갔다.
3단지는 초품아에 상권 앞 전철도 5분 거리.. 6단지는 전철서 10분 이상 걸어서 소요되고, 공가 4개 중에는 빛이 잘 안 드는 위치에 있는 집도 있었다. 당신이 하이패스 3자녀 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진짜 이 공고에서 어떤 단지를 선택할지 고민하다가 정말 머리가 다 빠져버리는 줄 알았다. 고뇌에 고뇌를 거듭하다가 내가 3 자녀면 3단지 쓸 것 같아라고 결론을 내고 나는 16점으로 6단지를 쓰기로 했다.
그렇게 두둥 1순위 접수를 마치고 경쟁률이 짠짠 나왔는데, 뒷목을 잡고 쓰러질 뻔.......
3단지는 43:1
6단지는 74:1
이 정도였던 걸로 기억이 나는데, 한마디로 6단지에 옴팡 몰린 것이다. 신청하는 사람들 마음도 다 나와 같았다. 1가구 뽑는 곳은 어차피 안될 것 같으니까, 그래도 4가구 뽑는 데로 가자. 한 것이다. 2주 뒤 서류 컷을 보니 눈물이 났다. 3단지는 14점인가 6단지는 정확히 16점, 우리가 서류 꼴등이었던 것이었다. 서류 커트라인은 보통 모집 가구수의 3 배수를 뽑기도 하지만, 해당 단지의 그 유형 전체 가구수에 비례해서 더 뽑기도 한다. 공가가 나는 회전율도 단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천왕 이펜 3단지가 이번에는 1가구만 모집하지만, 예비자를 1명 혹은 2명만 뽑는 게 아니라 예를 들어 5~6가구 뽑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체 가구수가 많은 곳은 그렇게 미리 뽑아 놓기도 한다. 그리하여 커트라인을 보고 서류 제출자 명단을 보니 천왕 이펜하우스 6단지 서류 제출자만 19명이었다. 즉 동점이 엄청나게 많았다는 뜻이다. 그때 내가 계산한 바로는 16점 동점만 10명 이상으로 추산되었다. 16점이 그렇게 흔한 점수가 아닌데도, 그 공고에서 모든 16점 들이 여기에 쓴 것처럼 몰렸다.
흑, 모두 나와 같은 생각을 한 것이다. 아니 내가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이다. 그렇게 좋지 않은 선택을 하고 서류를 낸 이후에도 한동안 우울해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SH에서 아주 특이한 공지를 올렸는데, 천왕 이펜하우스 3단지 서류 제출자 들의 서류제출률이 너무 낮아서, 추가 서류 합격자를 공지한 것이다. 두둥! 세상에! (전무후무한 일이다. 보통 최종 당첨자 발표날 추가 합격자로 나오는 경우는 있지만, 공고가 진행되는 중간에 이런 일은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니었나 싶다.)
헐. 그렇게 12점까지인가 추가 서류를 내는 것을 지켜보면서 즉 3단지를 쓴 16 점분들은 단번에 당첨은 아니어도, 예비 1번 정도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걸 보면서.. 정말 명백하게 잘못 선택한 나는 머리를 벽에 쿵쿵쿵 박고 싶었다. 아.. 이.. 바보..
최종 결과는 이변이 없었다. 3단지는 3자녀 1분이 당첨되고 서류 제출하신 분들은 모두 예비를 받았고, 6단지는 3자녀 12점인가 까지 당첨되고, 그 아래 3자녀와 나머지 16점들 중에서 몇 명 최종 7명만 예비를 받았다. 점수가 같으면 추첨이기 때문에 내가 그 예비 7번 끝번에 들어간 것은 운이 좋았다고 해야 됐을까. 그렇게 잔뜩 설레며 준비한 나의 16점을 제대로 써먹지 못하고 첫 번째 시도를 마치게 되었다. 1년의 예비자 기간 동안 3번까지 인가 빠졌지만, 결국 내 차례를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게 첫 국민임대 신청 때도 예비자였지만 들어가지 않았던 천왕 이펜하우스 6단지는 나와 인연이 아니었나 보다. 그 뒤로는 3단지만 보면 너무 속상하고 우울해져서 즐겨하던 천왕 1 지구 산책을 덜 하게 되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와, 그러고 보면 나는 신혼부부로 신청할 때 이 법칙을 이미 한 번 경험했고 실패했으면서 또 내 발등을 찍은 꼴이었다. 공고 내에서 어떤 단지를 선택해야 하는가.. 물량이 많은 쪽이 일단 될 것 같다. 그러나 대부분 물량 적은 쪽 커트라인이 더 낮게 형성된다. 임대주택 신청자들 마음은 똑같다. 싸면 좋겠다. 그러므로 입지가 비슷하면 싼 곳에 몰린다. 대개 비싼 쪽 커트라인이 낮다. 이 두 가지만!!!!!!!이라도 숙지한다면,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의 다음 선택은 당첨에 조금 더 가까 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신혼부부 때도 물량 많고 싼 곳에 신청했다가 옆 단지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고 데어놓고, 또 저 유혹을 이기지 못한 나를 심하게 자책했던 것 같다. 남편은 지금 살고 있는 국임 49도 우리에겐 너무 파라다이스 같고, 아이들도 행복해하지 않냐며 나를 다독거려주었다.
그래, 맞다. 지금 있는 것도 너무 감사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프로젝트를 일단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나이기에, 마음을 추스르고 다음 공고를 기다렸다. 잠복해 있는 사자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