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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2 [우리 집은 어디에] 집? 솔직해지자!

집? 솔직해지자!

by 스테이시

나는 지난 6년간 임대주택을 이용해 왔고, 앞으로 2년을 더 이용할 예정이다. 그 시점은 막내가 초등학교를 들어가기 바로 직전이 될 것이다. 막연히 임대주택을 졸업해야 된다면 막내가 입학 가기 전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적어도 초등학교 전학을 안 하거나 최소화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예전 글을 보면 나의 전학 악몽 이야기가 있다.)


사실, 임대주택에서 퇴거라고 표현하는 졸업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일어난다. 나 같이 다른 종류의 임대주택에 당첨돼서 나가는 경우, 자산 및 자동차, 월소득 초과에 의해 퇴거당하는 경우, 음... 사실 제일 많은 경우는 아마도 자가를 구매해서 나가는 경우가 아닐까 싶다.


예비자가 도는 회전 속도를 모니터링해보면, 예전보다 퇴거하는 세대가 확연히 줄어들고 있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그만큼 현재 임대주택 거주자들이 집을 사기가 어려워졌다는 소리 일 수도 있다. 나는 임대주택에 입주하면서 집을 산다는 생각을 1도 가진 적이 없었다. 솔직히.


첫 번째 국민임대 아파트는 7호선 초역세권에 새 아파트였는데, 와~ 지금 생각해도 너무 환상적이어서 30년을 채워 살리라 다짐했었다. 두 번째 장기전세 아파트는 그 같은 단지에 방도 3개였다. 와 다시 생각해도 집을 갖는다면 그 집을 사고 싶을 정도로 훌륭해서 20년 살 줄 알았다. 세 번째 국민임대 아파트 역시 9호선 역세권에 새 아파트 초 품아 정말 30년 살려고 했다. 들어가면서 중문 설치하고 새시 설치하고 벽지 내 취향대로 도배하고 중문과 도배 벽지만 400만 원 정도 들었으니 내가 30년 살려고 했다는 진정성은 충분히 입증되는 것 같다. 게다가, 그 집에 들어가면서 임대주택 정보 카페들은 탈퇴했었다. 정말, 여기 30년 살 것이라서 임대주택 정보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나름 확신했었기 때문이다.


모든 시작은 다 진심이었다. 집을 사지 않고. 되도록 오래 아니 최대한 오래 임대주택을 이용하려고 했었던 마음이 그런데 한 가지 내가 간과했던 것이 있었는데, 나도 본능적으로?.. 내 집을 갖고 싶어 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여전히 임대주택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있으며, 임대주택을 이용하여 인생의 페이지를 써내려 간다는 것에 태도만 건강하다면, 적극 찬성하는 바이다. 그러나 누가 로또 맞으면 뭐할 거야 라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말할 것이다.


나? 집 살 건데. ^_^.


누가 나에게 이중적이라고 돌 던질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지난 몇 년 간 나도 솔직해지지 못했던 부분을 커밍아웃하고 다시 글쓰기를 시작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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