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이규현
이 책을
처음 마주하면
제목 옆에 [아빠의 방목 철학]이라는 문구가
눈길을 끈다.
책을 다 읽으면, 왜 방목이라고 했는지
이해가 된다. 두 딸이 성공적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우리가 기대하는
잘 키우는 팁이나 제도 등의 이야기는 없다.
믿어주었다는 것
그리고
딸들이 존경할 만큼 최선을 다해 저자 본인이 살아왔다는 것
그리하여 챕터의 구성도
1부 아빠의 철학
2부 아빠의 도전
3부 아빠의 믿음
으로 간결하게 구성되어 있다.
이 책 전체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고,
또 저자의 인생에서 가장 많이 쓰였을 문구는 바로
"Forget about it!"
잊어버리자는 말이 기억 저 멀리 안 보이는 곳으로 던져버리자가 아니라
용서하라 라는 뜻임을 나도 요즘 실감하고 있기에
이 부분이 더 와 닿았던 것 같다.
상처가 있지만, 살면서 파도에 밀리듯
뒤로 밀려난 것들이 요즘 나를 다시 방문하고 있다.
내가 의지를 써서 돌아보는 게 아닌데도 상황이
그렇게 열릴 때들이 있다.
아빠가 자라나다.
단어가 매칭이 안 되는 것 같으면서도,
또 묘 한울림을 준다.
이런 부모 에세이를 볼 때마다,
애들을 어떻게 해야겠다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책이라면 알레르기가 날 정도인 남편이
이 책은 제목을 보고 읽어보겠다고 했다.
"천천히"라는 단어가 맘에 들었단다.
어쩌면 의도적으로
천천히 되고싶은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