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꽃의 의미

5화

by 스테이시

하얀 꽃을 선물 받던 날이었어.

너무 새하얘서, 눈이 부셨어. 꽃 덕분에 말랑말랑해진 마음을 안고 얼마나 많은 사진을 찍었는지. 그날 사진 속에 내 모습은 너무 예뻤어.


바로 다음날 SNS에 사진을 올리며 꽃집을 태그 하려는데, 꽃집 제일 첫 사진에 내가 받은 그 새하얗고 아름다운 꽃이 포스팅되어있더라.

주문을 받고 열심히 꽃꽂이를 구성하며 꽃바구니를 만들었을 그 향기로운 마음을 생각하며 나도 기쁜 마음으로 사진을 클릭하고 좋아요를 눌었어.

그런데 말이지.


내 앞에서는 수줍고 순결하게 피어 있던 그 꽃이, 꽃집의 피드에는 ‘장례용 꽃’으로 소개되어 있었어.

몇 번을 읽고 또 읽어도 그 꽃의 설명은 같았어.


어제 막 만들어져 나에게 왔던 그 싱싱한 꽃이 말이야,

저녁시간 내내 밥을 먹고 즐기는 동안 함께 했던 그 꽃이 말이야.

바닷가 경치와 함께 어울어져 아름답고, 깨끗하고, 순결했던 그 꽃이 말이야.

SNS 제일 앞자리에 자신을 “장례용 꽃”으로 내세우고 있었어.




‘장례꽃’




속이 뒤틀렸어.

불쾌했어.


내가 받은 이 꽃이 가진 의미가, 한 순간에 다른 의미로 둔갑해 버렸어.

어제 꽃을 받았을 때 말랑말랑했던 내 마음은 확 굳어 쪼그라들었어.




그렇게 며칠이 지나 생각해 보니, 그때의 내 모습이 참 웃겼어.

죽는 날만 기다리며 살았던 내가,

어떻게 하면 조용히 사라질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살아왔던 내가,

다른 사람이 붙인 “장례”라는 단어에 그렇게 예민해졌을까.


꽃에 장례라는 단어가 붙는 순간 내가 죽음을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들켰다는 느낌이 들었어.

내가 혼자 상상할 때는 안전했던 죽음이 그날은 갑자기 나를 향해 불쑥 다가온 것 같았던 거야.

내가 숨기고 있던 그 마음을 사실 나는 스스로 부정하고 있었어.


난, 죽음이라는 생각에 취해 있었지. 현실이 되는 건 원하지 않았던 것 같아.

죽고 싶었던 게 아니라 죽고 싶다고 말하는 나에 머물러 있고 싶었던 거야.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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