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상은 나의 세계의 유지와 아이의 세계를 지키고 가꾸는 일로 가득 차 있다.
솔직히 말하면 그 외 다른 것들을 돌아볼 여유나 에너지가 없어
이런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서운함을 드러내는 너와 그 마음을 눈치채고 괴로워하는 나는 대체 무슨 관계일까
이 관계를 지속하는 게 서로에게 과연 좋은 일일까?
나는 오랜 고민 끝에 잠시의 거리두기를 결심했어
아마 너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너는 항상 너의 감정을 상대방이 눈치채게 드러내잖아.
나도 이제 일방적인 그 감정을 눈치채고 전전긍긍하기 싫어졌어. 다만 너의 관점과 세계 속에서 나를 판단하고 오해하여 내린 답이 정답이라는 생각만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너와 다른 세계 속에서 다른 관점으로 살고 있을 수도 있어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괴롭고 힘들었을 수 있어
내가 극복하고 있는 많은 것들을 응원해주지 않는 너를 탓하지 않는다. 다만 나는 이제 너의 오해를 극복하는데 쓰는 에너지를 아껴 더 나은 나를 만드는 일과 나의 아이의 세계를 넓히는데 쓰려한다.
너무 힘든 시기가 있었어. 나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 대해 하소연하고 싶었지만 너는 불편함을 드러냈고 내가 고민하고 있는 것들을 얘기할 때 그 주제를 노골적으로 거부했다.
내가 알아채도록 넌 가시를 세웠거든.
그때부터 나는 더 이상 너에게 위로를 받을 수 없었던 것 같아.
네가 불편해하는 주제를 빼고 얘기하기 시작했거든.
그랬더니 우리 사이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더라.
그런데 그것들은 그 당시 나의 세계 전부였어.
나는 그 세계 속에서 발이 닫지 않아 허우적대고 있었어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관계는 내가 노력하지 않으면 지속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나는 너를 잃지 않기 위해 미안하지 않은 것들을 사과했다.
이렇게나 다른 우리가 그렇게 가까울 수 있었던 건 내가 너를 많이 좋아해서였겠지
너도 너의 입장에서 나를 이해할 수 없을 테고 괴로울 테지. 너는 너대로 쌓여버린 서운함과 괴로움을 나에게 몇 번 얘기했었어. 나는 그때마다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 사과했었다. 말을 하면 오해가 되기 때문에 이번에는 이렇게 글로 남긴다.
나는 한 번도 너한테 이런 내 마음을 얘기해본 적이 없었어. 유일한 친구인 너를 잃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
그게 나의 답답한 점이겠지
우리 이렇게 잠시 거리를 두자
서로가 많이 보고 싶어 질 때, 서운한 것, 기대하는 것 하나 없이 그냥 안부가 궁금할 때 그때 나와 같은 마음이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연락하자.
그런데 이 글은 아마 네가 볼 수 없을 거야
여긴 그냥 내 일기장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