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부검 네 번째 일기
스타트업씬에서 패기 가득한 20대 젊은 CEO는 등장부터 혁신의 상징으로 비춰진다.
이들은 새로운 제품이나 기존의 진부한 레거시 시스템을 뒤엎겠다는 포부로 업계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은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결국 본질은 제품이며, 대표의 백그라운드로 투자받을 수 있는 유통기한은 제한적이다. 제품의 시장성을 검증해야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
초기 브랜딩은 바로 이 점에서 중요하다. 단순히 목업 이미지로 홈페이지를 채우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감흥 없는 접근으로는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강력한 브랜딩은 초기 스타트업의 성공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매니저의 역할은 제품이 시장에 나오기 전에 대중의 인식 속에 자리 잡도록 돕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관심과 신뢰를 유도한다. 특히 제품 출시 전과 출시 일정이 가시적일 때의 전략은 크게 다르다.
브랜딩과 마케팅은 유관성이 높은 만큼 자주 혼용되는 용어들이지만, 조금 더 직관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마케팅은 제품을 파는 것이고, 브랜딩은 회사를 파는 것이다'
물론 한 편의 글로 끝날 수 없기에 회고가 끝난 차후에 좀 더 기술적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제품 출시 전에는 회사 자체의 가치를 알리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CEO와 핵심 인력들의 배경을 강조하며, 회사가 지향하는 비전과 가치를 대중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의 브랜딩은 제품 마케팅보다 한발 앞서 시작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스타트업은 보통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에 편승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듣도 보도 못한 제품(First Mover)’을 강조하기보다는 ‘우리가 만들면 다르다(Fast Follower)’는 기대를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PMF(Product Market Fit)와 고객 세분화(Customer Segmentation)를 기반으로 한 전략적 브랜딩이 필요하다.
초기 브랜딩의 핵심은 회사의 아이덴티티를 정립하는 것이다. 다음 다섯 가지 요소가 이를 구체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회사 아이덴티티 구성 요소
1. 도메인의 문제점
2. 문제의 본질(미충족 수요의 원인)
3. 해결 가능성(경쟁사와의 차별점)
4. 실현 가능한 목표(제품 로드맵)
5. 성공 후 도메인이나 세상의 변화(핵심 메시지)
이 요소들이 긴밀히 연결될 때, 회사만의 독창적인 스토리가 완성된다.
실행 방법 예시
'도메인의 문제점 파악'
: 업계 관련 컨퍼런스나 세미나에 참석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VoC 수집.
'비전 공유'
: 팀의 전문성을 강조하는 기술 블로그 운영, CEO 및 핵심인력 인터뷰 진행.
'브랜드 가치 전달'
: 초기 투자자 및 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 개최. 집중하고자 하는 문제 강조.
2) 제품 출시 일정이 가시적이게 되었을 때
출시 일정이 명확해지면, 본격적으로 제품의 혁신성과 차별점을 강조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는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하거나 이를 뛰어넘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회사와 제품에 대한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 특히 B2B 시장에서는 "와꾸가 좋다"는 표현처럼, 겉으로 보이는 브랜드의 전문성과 신뢰성이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다만 이 때에도 제품의 기능만을 강조해서는 안 된다.
회사가 집중하고자한 문제와 그것에 집요하게 몰입한 결과로써의 제품을 연결지어야 한다.
실행 방법 예시
'문제 해결 스토리 강조'
: 박람회나 제품 시연 이벤트에서 단순 기능 설명이 아닌, 제품이 어떻게 고객의 고충을 해결하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공유.
'고객 초청 프로그램'
: 잠재 고객을 초청해 제품 체험과 함께 회사와 제품이 해결하려는 도메인 문제에 대한 설명을 제공.
'SNS 홍보'
: SNS와 유튜브를 활용해 문제 해결 과정과 제품 개발 여정을 담은 콘텐츠 제작.
'언론사 인터뷰'
: CEO가 제품이 해결하는 문제와 그로 인해 기대되는 변화를 강조하는 인터뷰 진행.
사실 스타트업의 초기 브랜딩은 단순히 외부 커뮤니케이션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
제품을 만들다보면 고객의 입맛에 따라 꽤나 많이 흔들리는 경험을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일이 반복되다 보면 원래 추구하고자 하였던 본질을 잃게 된다.
따라서 이 브랜딩이 단단하게 자리하고 있어야 내부적으로 이정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