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린블루 Aug 04. 2024

인정하지 않는 상사를 공략하는 법

사원의 성과를 견제하고 뒤에서 질투하는 상사가 있습니다.


본인이 N연차 일 때 달성할 수 없었던 성과를 달성하는 부하 직원의 모습을 보고,

인정을 하지 않고 아주 사소한 실수를 하길 기다리며, 꼬투리를 잡고 대표나 직속 팀장에게 일러바치는 상사 말이죠.


보통 이런 유형의 상사는 일을 잘 못하고 부하 직원을 이용하면서 본인의 직장 생활 수명을 연장하는 경향이 있습니다.이런 상사를 공략하는 방법은 2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 C레벨의 업무 중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을 찾아, C레벨을 통해서 탑다운으로 찍어누르자.


이 브런치 북을 관통하는 핵심 주제는 "이너서클"이고, 회사 핵심 인력풀에 들어갔을 때 바텀업이 아닌 탑다운으로 사원이 임원을 누를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2년 차 때 투자 실사 업무에 사원으로 참여하게 되면서 제 영역이 확고해졌고,

3년 차 때 IM 자료 작성 지원의 기회를 얻었습니다.


IM은 쉽게 말하면 IR과 다르게 투자금을 받아서 어디에 어떻게 쓰겠다 라고 구체적으로 보고하는 문서입니다. 이 서류는 IR 팀이나 사업전략팀에서 도맡아서 작성합니다. C레벨이 직접 관리하는 업무죠.


이 기회를 얻기까지 꾸준하게 물밑 작업을 했습니다.

사업전략부문 대표님을 찾아가서 회사의 비전과 방향성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 내용을 말씀드리고, 

투자와 전략, 글로 생각을 표현하는 법, 그래프로 원하는 수치를 뽑아내는 법 등 다방면으로 투자와 관련한 열정을 어필했습니다. 동시에 팀장님과 사전 논의하고 소속 본부의 구조적 문제를 은연 중에 공유드리기도 했습니다.


이전 글에도 언급했지만, C레벨은 큰 일을 도모하고, 실행에 옮기고 싶을 때 '어떤 사람을 그 자리에 앉힐까?' 라는 생각부터 합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그 인력 풀이 많지 않습니다. 


예를들어 IM 자료 작성을 위해서는 일을 잘하는 건 기본이고, 대외비 자료에 접근시켜도 문제가 안 날 사람이 필요하고, 회사의 방향성을 이해하고 본인과 싱크가 맞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물론 제 상사는 관련 업무 상 그 멤버에 들어가 있지만, 문제는 "키맨(Keyman)"이 아니라는 것이죠.


상사는 C레벨이 시키는 일은 하지만, 본인이 스스로 사고하지 않고 적극성을 보여주지 못 하는 인물입니다. 반면 저는 상사에 비해 업무 경험은 적지만 "잠재력"에서 키워볼만한 사람이라고 보셨던 것 같습니다.


그 결과 그 상사를 거치지 않고, 사업전략부문 대표님이 직접 업무를 공식적으로 지시해주셨고 IM 자료 작성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여쭤보니 소속 본부의 구조적 문제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업무 지시할 때 본인이 직접 공개적으로 말했다 라고 말씀 주시더군요.


이제 이런 구조가 생기게 되면, 그 상사도 저를 무시하거나 깎아내릴 수 없게 됩니다. 오히려 저랑 경쟁을 해서 본인의 실력을 입증해야 하는 자리에 서게 됩니다. 제가 바텀업으로 IM 업무를 하고 싶다고 상사에게 말했다면, 회사를 다니는 내내 기회조차 얻지 못 했을 겁니다. 오히려 잘 알지도 못하면서 건방떤다는 얘기를 대표님들께 했을지도 모르죠.


그래서 이너서클에 들어가는게 중요합니다. 위와 같은 기회는 1번이 아니라 계속 반복해서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C레벨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일을 기획하는지 꾸준히 그 입장에서 고민하고 공감하다보면, 어필하기 위해 어떤 얘기를 해야 하는지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그 생각이 판도를 뒤집는 기회의 시작입니다.


두 번째, 다른 본부와 협업하는 일이 있다면, 연대해서 압박하자.


타 본부가 추진하는 신규 서비스의 정책 법률 검토를 한 적이 있습니다.

신규 서비스는 런칭되었는데, 법적으로 절차가 정리되지 않아 빠르게 법률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었죠.


제가 1차로 정부 기관 지침, 경쟁사 사례를 참고해서 관련 절차 초안을 기획했고 이를 타 본부 미팅 자리에서 공유했습니다. 그 상사는 거래하고 있는 변호사와 법률 검토를 해주겠다고 했죠.


그런데 웬걸 제가 중간에 리마인더를 줘도, 3개월을 넘게 뭉개고 있는 겁니다. 

본인이 하겠다고 해놓고 말이죠.


서비스 이용기관은 왜 그 서류를 전달 안 해주냐고 회사에 따지고, 타 본부 실무자는 1:1 메시지로만 그 상사에게 어필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그 실무자에게 나도 리마인더를 하겠지만, 우리가 모여있는 단체 채널에 그 얘기를 공개적으로 어필해달라 라고 부탁했습니다. 처음에 올렸을 때, 그 상사는 하겠다 라고 했지만 결국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공개적으로 어필하는 횟수가 증가하고, 그 본부의 임원도 신경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엎친데 덥친 격으로 서비스 이용기관에서 또 연락이 오고, 영업 본부까지 그 이야기가 흘러가게 됐습니다.


그제서야 그 상사는 부랴부랴 변호사에게 질의를 했고, 전체 법률 검토는 아니지만 당장 급한 사안은 처리할  수 있는 검토는 받았습니다. 그 상사에 대한 타 본부 사람들의 인식이 바닥을 찍은 건 덤이죠.


물론 전방위로 압박을 해서 한 사람을 바보 만드는 전략은 자주 사용하면 안 됩니다.

하지만, 본인이 해야 할 업무를 아무 이유없이 뭉개고, 회사의 중요한 고객을 놓칠 수도 있게 되는 상황에서는 사용해보셔도 좋습니다.



이전 16화 공격과 지적에서 나를 지키는 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