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교육 - 현장 운영 편

프로그램 현장 운영에 대한 배움

by 작가미상

이번 글은 대학교 4학년 때부터 2년 동안 교육 워크숍/프로젝트를 하면서 배운 현장 운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 첫 번째도 관찰, 두 번째도 관찰. 관찰이 가장 중요하다.


콜록거리는 소리, 좌우를 두리번거리는 눈동자, 갈피를 못 잡는 손.

어딘가 불편하다고 몸이 보내는 신호입니다.

당사자는 그 이유를 눈치채지 못하거나, 신경 쓰여도 참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 운영자는 그 신호를 문제라고 인식하고 대처를 해야 합니다.

행사장 온도는 적정한지, 진행에 대한 명확한 안내가 부족한지, 무엇인가 바라는 점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래서 보통 행사 전에 사전 답사를 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행사 테이블 배치, 온도 조절, 시설 작동 확인 등 확인해야 할 리스트를 만드는 목적은 쾌적하고 편한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함입니다.


당일에는 정신이 없습니다. 우리가 짠 계획대로 흘러가는지, 활동마다 필요한 물품을 운반하고 확인하는데도 많은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행사 중후반이 되면 체력이 달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참가자가 보내는 신호를 놓치기 쉽습니다.

판교 앱하우스.jpg 6개월 동안 머물렀던 판교

한 번은 60명 정도 규모의 교육을 회사 공간에서 진행했습니다. 저는 사전 세팅 때는 참가하지 못하고, 당일에 현장 운영으로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부분을 발견했습니다. 앞 줄에 테이블이 5개 뒷 줄에 테이블이 3개가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한 테이블에 보통 6-7명이 앉기 때문에 앞 줄에만 30-40명이 앉게 되는 구조였습니다.


분명 스크린이 잘 보이지 않는 테이블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섣불리 바꿀 순 없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행사가 시작하고 2시간쯤 지났을까, 좌측 끝 테이블에서 기웃기웃 거리는 움직임을 포착했습니다.


8시간 교육이었기 때문에 이대로 가면 해당 테이블의 교육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고, 메인 진행자에게 테이블 배치 변경을 제안했습니다. ok사인이 떨어졌고 점심시간을 활용해 앞 4개 뒤 4개로 테이블 배치를 변경했습니다.


점심 식사가 끝나고 자리에 돌아온 참가자들은 다소 당황했지만, 진행자가 이유를 설명하자 잘 바꿨다며 훨씬 낫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혹여 프로그램의 전체 진행을 망치는 것이 아닐까 두려워 참가자가 보내는 신호를 무시한다면, 결과적으로 만족도 역시 낮아질 것입니다. 두려움을 무릅쓰고 행동해야 하는 이유는 참가자의 만족스러운 경험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2. 이거까지 해야 하나 싶을 때도 있지만, 해놓으면 어떤 상황도 대처가 가능하다.


믹싱 콘솔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신 적 있으신가요?

아래와 같이 생겼습니다.

믹싱 콘솔.jpg 보기만 해도 손 대기 싫게 생겼다

이전 회사에서 개포동에 신규 협업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정부 부처와 일하기 위해 만든 공간이었고, 큰돈을 들여 여러 장비를 들여놨고 그중에 하나가 저 녀석입니다. 주로 세미나, 워크숍이 열리는 공간에 배치되었습니다.


전임자가 인수인계를 할 때, 저에게 몇 가지 기능만 알려주고 다른 부분은 건들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나 행사를 하다 보면 아니, 많이 하다 보면 마이크 볼륨이나 스피커의 문제가 생기는 일이 반드시 생깁니다.


처음에는 저도 제한된 기능만 사용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담당 기사님께 도움을 요청해 해결을 했습니다.

그것도 한두 번이지 문제가 터질 때마다 찾는 건 염치가 없는 것 같아 이것저것 만지기 시작했고, 마이크 세부 볼륨 조절과 스피커 좌우 음량 출력 조절 등의 기능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저 혼자서도 기본적인 행사 운영을 하면서 음향까지 만지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덕분에 몸이 두 개라도 부족할 정도로 불려 다녔습니다. 체력적으로는 힘들었지만, 행사 진행할 때 터지는 문제를 대부분 즉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내 영역 밖에 일인 듯한 일을 해야 되나 싶을 때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럴 때마다 행사의 목적이 고객의 만족에 있음을 떠올린다면, 우리는 지난번과는 다른 개선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그 노력이 모여 성공적인 행사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OO하다 어쩌다 디자인 시리즈는 글쓰기 모임 '그글러 1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독립출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쓰는 글입니다. 저 외에 다수의 그글러 분의 글을 모아 한 권의 책을 발간할 예정입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책 출판 시 제일 먼저 소식을 전달해드리겠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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