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교육 - 퍼실리테이션 편

다름을 더해가는 일, 퍼실리테이션

by 작가미상

퍼실리테이션이란?


색이 다른 레고 블록을 조립해 집을 만드는 것

색이 다른 레고 블록 = 사람, 집 = 목표


사람은 누구나 고유한 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말을 잘하는 사람,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사람, 생각을 그림으로 잘 표현하는 사람. 비슷해도 일치하는 사람은 없겠죠.


겹치지 않음은 다름이지만 조직이나 팀과 같이 다름이 뭉쳐있을 땐, 갈등이 되곤 합니다.

퍼실리테이션은 다름을 더해가는 일입니다.

퍼실리테이터는 각자의 색은 지키되 함께 목표를 향하도록 갈등을 중재하고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입니다.


퍼실리테이션의 세 가지 유형


중립적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을 최대한 구성원들의 힘으로 이루도록 중립을 지키는 퍼실리테이션입니다.

경험 상 가장 어려웠던 퍼실리테이션이었습니다. 갈등이나 의견 대립을 지켜보고 있으면, 적극적으로 중재하려고 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덧붙이려는 경향이 생기거든요.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는 시각뿐만 아니라, 스스로 제 3자가 되어 자신을 관찰해야 합니다. 핵심은 구성원이 당면한 문제에 대해 깊게, 다르게 보도록 돕는 것입니다.


적극적

갈등이나 이슈가 생기면 나서서 해결하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해결사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대부분 착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적극적 퍼실리테이션을 하면 의견 교류가 점차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구성원들이 목표를 달성하려는 동기는 저하되고, 불안한 마음에 더 개입하지만 상황이 손 쓸 수 없는 지경까지 흐를 때도 있습니다. 퍼실리테이션을 처음 하는 사람에게 많이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소극적

내가 이 말을 해도 될까? 지금 나의 조언이 필요한 상황인가? 등 많은 생각에 잠겨 필요한 순간에 개입하지 못하는 유형입니다. 주로 자신의 능력을 신뢰하지 못해서 발생하며,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결과에 대해 걱정을 합니다. 물론 다른 유형과 비교해 구성원을 가장 많이 지켜보고 경청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때때로 날카로운 조언을 던져 의사 결정을 급 진전시키곤 합니다.


이해하기 쉽도록 유형을 나눴지만 퍼실리테이션은 상황, 구성원의 성격에 따라 유연하게 변합니다.

한 번은 경기도 고위공무원 워크숍에 퍼실리테이터로 참여를 했는데, 수동적인 교육에 익숙한 분들이라 평소보다 많이 개입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퍼실리테이션은 교과서가 따로 없고 사람이 교과서이다 라는 전 팀장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많은 사람과 상황을 겪다 보면 구분 없이 대처하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지켰으면 하는 점


끝까지 경청하되 수행해야 할 목표를 잊지 않을 것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고 조율하기 위해 퍼실리테이터는 다른 역할보다 많이 듣는 편입니다. 그러다 말 잘하는 사람을 만나기라도 하면 쭉 빨려 들어갑니다. 그러면 목표이든 뭐든 생각이 안 나고 오고 가는 대화를 듣고 앉아있게 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포스트잇이나 종이 위에 핵심만 적습니다. 지금 말하고 있는 사람이 얘기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지를 적고, 일정량이 쌓이면 분위기를 환기시키면서 팀에서 달성해야 하는 목표를 적은 것을 바탕으로 상기시킵니다.


퍼실리테이션은 목표 달성을 위한 의사 결정 과정을 조율하는 일입니다.


빅마우스와 같이 다루기 어려운 사람 관련 이슈는 객관적인 관점을 상기시키자

술자리에서 말이 많은 사람은 심심하지 않아서 좋지만, 회의와 같이 구성원의 의견을 통해 의사 결정을 해야 할 땐 곤란합니다. 소위 빅마우스라고 부르는 사람이 팀에 있다면, 최대한 경청한다는 원칙은 지키되 너무 갔다 싶을 때 끊고 달성해야 할 목표를 상기시켜줍니다. 이어서 의견을 내지 못한 사람에게 발언권을 드립니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 될 만큼 의견이 모였다 판단되면 빠르게 넘어갑니다.


기본 입장은 중립이지만, 구성원의 성향을 보고 개입 여부를 판단하자

앞서 잠깐 언급했지만, 퍼실리테이션을 처음 배우고 실전에 들어가면 배운 대로만 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저도 그랬고요. 저는 중립적 퍼실리테이션을 중요시하는 팀장님 밑에서 배웠고, 저 역시 추구하는 바가 같아서 모든 상황에서 중립적으로만 행동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적용이 안 되는 상황을 맞이하기도 하고, 진땀을 흘린 적이 많습니다.


퍼실리테이션은 무를 써는 칼이 아닙니다. 옆구리를 간지럽히는 깃털에 가깝다고 해야 할까요. 웃지 않을 것 같이 생긴 사람도 간지럽히면 웃음을 참지 못하듯, 상황을 관찰하고 의견 대립을 유연하게 만드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때로는 칼처럼 냉정하게 행동해야 할 때도 있겠지만, 앞서 말했 듯 퍼실리테이터는 색이 다른 레고 블록을 쌓아 집을 만들어야 합니다. 하나라도 빠지면 집은 오래 못 가고 무너집니다.


물론 가끔 몇몇 레고를 잊어버리고 쌓을 때도 있지만, 집을 완성했다면 다음에 잊지 않고 챙기면 됩니다.

누구나 실수를 하니까요.


의사 결정에 옳은 정답이 없고 더 나은 선택만 있듯이, 의사 결정 과정을 조율하는 퍼실리테이션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까지 제가 대학생 프리랜서부터 퇴사하기 전까지 2년 동안 배운 점입니다.

세부 사항은 걷어내고 핵심만 전달하려고 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UI/UX 디자인을 하게 된 계기와 노력에 대해 쓰겠습니다.


OO 하다 어쩌다 디자인 시리즈는 글쓰기 모임 '그글러 1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독립출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쓰는 글입니다. 저 외에 다수의 그글러 분의 글을 모아 한 권의 책을 발간할 예정입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책 출판 시 제일 먼저 소식을 전달해드리겠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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