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포토'는 추억을 신통방통하게 큐레이션 해준다. '전원생활', '축하해', 'ㅇㅇ님의 기억에 남는 사진' 식으로. 아이의 연대기를 보여줄 때면 뭉클하다. 어느 사진이나 좋은 경험, 좋은 장소, 좋은 만남, 좋은 눈빛을 담고 있다. 인생이 온통 장밋빛이었다는 듯이. 그럴 리가. 놓치고 싶지 않은 찰나만 포착해서다.
글은 반대인 경우가 많다. 놓으려고 잊으려고 글을 쓴다. 머릿속 카오스가 글 속에서 정리되고 젖은 몸이 글 속에서 마르고 불난 마음이 글 속에서 식는다. 내 글은 오래 수고했다.
이젠 글에게 밝은 단어들을 주어야겠다. 편식이 없어야 내 곁에 오래 머물 터이다. 그러던 어느 날 브런치가 '오늘의 반창고', '따뜻했던 하루' 같이 내 글들을 고르게 큐레이션 해서 우편함에 넣어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