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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수 Jul 17. 2023

12층 매미

시간은 좌에서 우로 또 우로 움직인다. 과학적인 답이 있지만 일상의 우리는 '시간은 흐른다'는 관념 '은 의례 오른쪽으로 긋는다'는 무의 지배받는다. 일의 기획 As-is에서 To-be로 우상향 하기 위한 온갖 것이다. 방금 도착한 곳이 (또) As-is. 도대체 언제 끝이 나나. 지나간 구간  실재했던 것일까.


매미가 12층에 올라와 방충망에 앉았다. 신생아가 철봉에 본능적으로 매달리듯이 '여기'를 딱 움켜쥐고 놓지 않는다. 몇 년을 나무 아래에서 지냈던 너는 며칠 남았을 생애를 움켜쥐고 미동도 않는다.


은 어디를 향해 떠나는 것이 아니라 한자리에 머물다소멸하는 것이라 싶다. 꽃씨였다가 부풀어 봉오리였다가 흐드러진 꽃잎이었다가 다시 잦아들어 꽃자리가 되는 오직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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