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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커피

by 이용수

매일 저녁 동네 마실을 나가서 루트를 개발하다 보면, 알던 곳이 아는 곳이 아닌 때가 있다.

목동양천공원에는 사뿐한 군무가 저녁마다 열린다.

농구대 아래에서 여자아이가 남자아이를 대인방어한다.

프랑스인이 수, 토요일에 푸드트럭을 몰고 와서 파르페를 판다.

그러나 으뜸은 커피자판기다.

가서 안을뻔했다.

설탕커피, 밀크커피, 블랙커피 등등.

메뉴도 그대로다.

100원짜리 네 개가 또르르 떨어진다.

까까머리 둘이서 벼락치기할 때, 대학친구들과 새벽을 어슬렁거릴 때 났던 그 소리다.

쌉싸름한 시간이 목젖을 적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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