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반려닭

by 이용수

반려견들 천국인 안양천 개천가 풀 사이에서 난데없는 닭이 열심히 머리를 조아리고 있다. 새하얀 깃털이 초록 속에서 화사하다. 턱 아래 검은 고기수염은 세련된 장식처럼 보인다. 이 도도함은 무슨 일인고.

몇 발치 옆에서 한 아저씨가 풀을 헤친다. 자세히 보니 파리채를 들고 무언가를 때린다. 이내 닭이 쪼르르 다가가서는 땅을 쫀다. 벌레를 먹이는 거구나!

백이 든든한 반려닭은 유유자적 한가롭고 초대형 판때기 채찍에 압살 당하는 벌레는 사생결단 분주하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