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토요일자 종이신문 2종을 주말에 찬찬히 정독하는 습관이 있다. 양면을 펼쳐 조망하면 지구를 바라보는 우주인의 기분이다(우주인이 될 재력은 없지만).
책 코너는 드론으로 들어가 세밀하게 본다. 통역사 임종령 씨가 책을 냈다.
서점에서 책을 훑어보며 이분의 직업의식에 감탄한다. 통역하러 해외를 그렇게 다녔어도 업무차 간 곳에서 만찬을 즐긴 적이 없다. 통역사가 되려는 후배들에게 당부한다. 달콤함을 쫓아 이 세계로 오면 안 된다고. 부당하고 속상한 일도 너무나 많다고. 그럼에도 이 모든 걸 안고 가는 건 통역 일을 깊이 사랑해서라고 한다.
유퀴즈에 김민재 선수 닮음꼴로 나왔던 정동식 프로축구 심판도 그랬다. 프로선수는 못되었지만 심판 경력을 차곡차곡 쌓아 지금의 자리에 왔다. 꿈꾸던 일이다. 그러나 늘 판정 시비에 시달린다. 최대한 공정하게 판정했더라도 판정 결과가 불리하게 작용한 팀의 팬들로부터는 야유를 받는다. 그럴 때 너무 억울하고 속상하지만 내가 원한 일을 하기 위해 당연히 감당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업교육으로 업을 바꾸면서 다시 초보가 되었다. 책을 쓰다시피 대본을 쓰고 여러 차례의 리허설을 거쳐 세 달 만에 첫 강의를 했다. 강의 평가가 준수했다. 이건, 골프 머리 올린 날에 9미터 퍼팅에 성공했던 그 맛이다. 그로부터 몇 개월 후 시련이 왔다. 결과가 안 좋으면 자연히 주눅이 든다. 어쩌겠나. 나약한 인간이지 않은가. 어쩌겠나. 극뽁해야지.
미국이 강대국이 된 이유를 프로페셔널 문화로 설명한 책이 있었다. 컨설팅하던 시절에 내 나름으로 요약해서 출력해 두고 종종 되뇌었다. 당시의 내가 주눅 들어있는 미래의 나에게 한 잔소리는 이렇다.
Commitment. 하다 말면 아마추어다.
Accountability. 내가 여기 있는 이유를 생각해라.
Integrity. 둘러대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