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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물새

by 이용수

안양천 따라 고척스카이돔 쪽으로 가는 길이다. 가로등 끝자리에 새가 꼿꼿이 앉아있다. 어두워서 품종은 모르겠다. 등불이 꺼진 곳에 은폐(?)했다만 휘영청한 달빛에 실루엣이 또렷하다. 꼼짝 않아서 장식품인가 헷갈렸다. 전날 보고 또 보는지라 심증이 굳는다. 돔 찍고 돌아오는 길에 보니 녀석이 고개를 쭉 한번 빼준다. '(장식품) 아니거든'.


무엇을 조망하는 것이냐. 구원의 호출들 꽉 찬 달을? 낮에도 밤에도 땅만 보며 총총거리는 중생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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