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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수 Jul 10. 2023

장마전야 만찬

안양천 따라 문래동 쪽으로 가다 보면 400미터 트랙이 있다.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선지 바닥 탄력이 좋다. 사람들은 뛰기도 하고 빠르게 걷기도 한다. 400미터의 쓰임새와는 무관하게 단거리 런지를 하는 사람도 있다. 나다. 풀숲을 이탈한 개구리 서성이기도 한다. 개천의 물길을 타고 온  부피감의 바람이 트랙 전체를 가볍게 쓸어준다. 평원에 선 듯한 기분이다. 내내 비가 올 거라 하니 바람의 만찬인 셈이려나. 돌아오는 길에는 두 달간의 산책 역사상 처음으로 귀한 놈을 만났다. 메뚜기다. 장마 전 두 번째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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