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부하 여직원 결혼식에 다녀와서는 신부 엄마가 너무 젊더란다. 우리 결혼 때 장모님이 지금 당신보다 몇 살 안 많았어. 회사에 작년 말에 입사한 여직원이 있는데 아빠가 나보다 어려.
+1씩 산술 된 나이가 어색한 거지. 우리가 느끼는 우리는 이렇게나 젊다. '불꽃밴드'에서, 개구진 이철호, 쩌렁한 전인권, 간지 나는 이치현 아저씨가 70세 전후이니 말이다.
20년 전쯤 남의 50대는 괄호 열고 여생으로 진입하는 시기로 여겼지만 현재진행형인 나의 50대는 도대체 어디서 시간을 잘라먹었는지 앳되기만 하다. 그래서,
나의 70살이 기대된다. 특히나 교육업으로 와서 보니 70세는 왕성한 시기다. 함께 일하는 69세 교수님은 종일 서서 강의해도 끄떡없다. 박사과정 중인 학교에는 다른 대학에서 정년 마치고 온 교수님들이 많다. 이룰 것 이룬 후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하는 일은 순정한 에너지를 내는 듯하다. 잠정적으로 5년여 준비하고 축적한 후의 새로운 내가 기대된다. (69세 교수님 말씀 따나) 한창 즐길 나이인 60대 초에 남미 찍고 이집트 찍고 있을 내가 기대된다. 우리 부부의 선약이다.
이런 생각이 해킹됐는지 유튜브 알고리즘이 데려간 곳에서, 이효리 씨는 10년 위인 완선, 정화 언니를 보면 자신이 보인단다. 10년간 노래 연습하고 작곡 연습하면 새로운 자신이 되어있을 것이라고. 빨리 깨닫는 재주가 있다.
40, 50을 타깃으로 하는 그 많은 책, 영상, 기사들은 예고가 아닌 이미 동시대의 부름이다. 내가 이 트렌드가 주장하는 '체험 삶의 현장'이니까. 내 또래에게 103세 김형석 명예교수님은 이미 와있는 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