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인간 되기는 어려워
책 <아파트 속 과학>
책 <아파트 속 과학>을 읽고 있다. '알쓸별잡'에서 유현준 교수는 한국에서 아파트가 번성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화폐처럼 인식되어서라고 한다. 한국에서 유독 규격화되고 표준화되면서 현장에 가보지 않고도 그 아파트의 여러 모를 짐작할 수 있게 되었고, 그러니 믿고 쉽게 거래할 수 있게 되었고, 화폐처럼 축적 수단이 되었다는 말씀. 여기서 무릎을 쳤다. 전세 준 아파트에는 계약 만기 즈음에서나 가지만 그 사이 아무런 불안감이 없다. 건물이 어디 도망갈 수도 없겠으나 주식 시세처럼 공인된 가격이 훤히 드러나있으니. 세 들어 사는 아파트 시설은 주어진 대로 사용할 뿐 형광등을 바꾸는 정도 외에는 별 관심이 없다. 내 화폐가 아니니까 그런가 보다. 그 결과는, 아파트 자체에 대해서 그다지 아는 것이 없다. <아파트 속 과학>은 이 지점을 노린 책이다. 개인적인 욕망으로는, 소유 중인 아파트에 재건축 얘기가 솔솔 나오고 있어서다. 알고 따져야겠지 않은가. 고백하자면, 전용면적, 공급면적, 계약면적, 서비스면적의 의미를 이번에야 제대로 알았다. 응? 책의 반까지 오는 동안 만난 그 많은 '과학' 얘기 말고 '화폐'에 가장 가까운 면적이 먼저 떠오르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