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용수 Oct 09. 2023

찬 바람이 불면

HYNN(박혜원) '찬 바람이 불면'

운전할 때는 음악 앱에 들어가 최신 발매된 음악들을 살펴보고 감으로 골라 듣는다. 20대에 종로의 음반가게에서 왠지 끌려 짚은 카세트테이프가 명곡을 품고있던 짜릿함을 기대하면서. 스트리밍 세상이 되니 집까지 가는 길의 설렘이 생략되고 찍기 신공의 확률은 후해졌지만.


쭉 스캐닝하다가 '찬 바람이 불면'이 눈에 들어왔다. 1990년에 나온 노래 제목인데, 가수는 고음으로 뜬 HYNN(박혜원)이네, 어울리는 조합이 아닌데, 하면서 플레이를 누르니 내가 아는 그 가사와 멜로디가 흐른다. HYNN은 덧댄 기교 없이 괜한 고음 없이 원곡보다 밝 톤으로 부른다. 가을로 넘어가는 때에 맞춰 듣기에 좋다.


스무 살의 그때, 학교 뒤편 산속에 있는 운동장 계단에 앉으면 동네 야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노래를 부르면 아무 일이 없어도 센티해졌다. 잘들 사는지.


여전히 아무 일이 없도 가을이 온다.

매거진의 이전글 산책하시렵니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