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다방에 들러 커피 10잔을 사들고 15분 거리의 처가로 간다. 선물로 받아둔 커피 쿠폰들을 싹 소진해서. 추석 아침의 아르바이트는 시급이 세려나 생각하면서.
명태전, 송편은 일 년에 한 번 먹고 카페인은 명절에도 거르지 않는다. 어른들이야 이미 디폴트가 된 카페인 농도를 유지해야 몸이 놀라지 않으니까, 고3 아들은 말할 것이 없고, 고1 딸은 연휴 직후의 중간고사 때문에.
바로 아래 처제가 이 동네에 작은 커피집이 많이 생겼대서 그럼 마실을 가보자 하고 나섰다. 주택만 있던 일대에 세 곳이나 생겼다. 딱 봐도 돈이 꽤 들었을 인테리어인데, 유동인구를 고려하면 다들 이윤이 남나 싶다.
10년 이상 살았던 동네라 건승을 바라는 마음에 에스프레소 음료 한잔씩을 시켰다. 딸이 반 남긴 커피까지 홀짝하고 나와 세 잔 째다. 동태눈에 안약을 넣은 기분이다. 서울살이가 원래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