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implify your life>를 다시 들췄다. 영어 책을 너무 안 읽어서 감을 좀 찾자는 마음이었다. 초대형 베스트셀러답게 삶을 단순하게 살게 하는 조언들이 가득하다. 내 일상에서 덜어낼 것들을 생각해 본다. 불필요한 지출부터 따져봤다.
#연비
쟤네실수라는 차를 몰고 다닌다. 굳이 외제차 필요 없고 이 정도까지는 타보고 싶어서였다. 모든 게 훌륭한데 딱 하나 걸리는 게 연비다. 시내 주행에서 리터당 5Km 겨우 나오는 수준이니 말 다했다.
연비를 최대한 올려보자 다짐하고 최대한 살살 몰아본다. 액셀을 애인? 같이 사랑하니 뭔가 된다. 요동이 줄어드니 승차감이 올라간다. 괜히 끼어들고 바짝 붙이고 하지 않으니 주변 차와 신경 싸움할 일이 준다. 스트레스가 낮아진다.
#음악앱
음악앱 구독을 끊었다. 차를 몰 때나 듣는데 다시 뚜벅이 생활을 하니 음악앱 켤 일이 확 줄었다. 뜨문뜨문 들으니 곡당 지불액은 상당한 셈이다.
집에 고이 모셔둔 CD를 꺼낸다. 스트리밍 시대니 버려야 하나 고민했던 터지만 한 장 한 장 추억이 묻어있어 차마 그러지 못했다. 고이 모셔두어 먼지는 없음에도 소홀했던 시간만큼의 미안함을 털어본다.
장인 병문안을 다녀오는 길에, 무라카미 류가 큐레이트 한 곡들로 채워진 '사랑에 관한 짧은 기억' CD를 들었다. My one and only love가 낯간지럽게 흐른다. 아내가 '내가 그렇게 좋아?'라고 말하는 부작용은 참아본다.
#통신비
통신비 요금제를 확 낮췄다. 5기가에 5기가 다 쓰면 저속으로 쓸 수 있는 걸로. 출퇴근길 유튜브 시청이 확 줄었다. 꼭 보고 싶은 영상 아니면 넘긴다. 대신 텍스트를 더 많이 읽는다. 영상은 이해도 쉽고 노력도 덜 들지만 머릿속에 요약이 남지 않는다. 텍스트는 인상적인 문구에서 마음이 멈추고 씹어먹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물론 영상도 잠시멈춤을 하면 되지만 텍스트가 주는 효용만큼은 못 되는 듯하다.
돈으로만 보면 몇 푼 안 된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태도가 바뀐다. 본질적인 것에 더 다가가게 된다. 극단적이 되면 자연인이 되는 거겠지??? 뭐 그렇게까지 할 일은 아니지만 나를 주변을 잘 살펴보면 다이어트할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덜어낼수록 자극이 줄고 자극이 줄수록 집중력이 높아지고 더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하나씩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