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프로TV 신과 함께 204화(아주대학교 김경일 교수)를 보고 정리한다. 강의 제목은 '관계 속에서 전망하는 인간'이다
들어가기 전에, 우호성과 개방성 얘기를 나누었다. 우호성은 처음 본 사람, 의견 안 맞는 사람과 두루 잘 지내는 성향이고, 개방성은 자신이 몰랐던 것, 틀렸던 것을 알게 되면 잘 받아들이는 성향이다. 기업가 정신은, 우호성은 적정하거나 좀 낮고 개방성이 높은 경우로 정의된다. 과거 50~60년대에는 창업주가 모든 일을 꿰뚫을 수 있었어서 우호성으로 사업을 잘 일구었지만 산업이 분화되고 전문화되면서 개방성이 중요해졌다. 우호성은 사회적 자원(뇌의 에너지)을 많이 잡아먹는다. 지나치면 에너지가 소진되어 스스로 결정해야 할 때는 힘들어한다.
MZ세대가 급여, 복지, 평판이 좋은 직장도 퇴사하는 이유는, 워라벨이 무너진 선배를 보면서 나의 미래를 전망하게 되어서이다. 관계 속에서 나를 바라본다. 선생님이 행복하지 않으면 학생이 행복하지 않고 임원이 행복하지 않으면 직원이 행복할 수가 없다.
일본은 집단주의, 우리나라는 관계주의이다. 일본은 지점장이 바뀌어도 그 외는 바뀌는 것이 없다(매뉴얼 문화). 우리나라는 지점장이 바뀌면 다 바뀐다(새로운 관계를 정의한다). 일본은 왕을 잡으면 이긴다. 우리나라는 왕을 잡으면 전쟁이 시작된다. 일본은 의병을 이해하지 못한다. 의병은 친족 사회에 기반한다.
납세에 강하게 저항하는 분들을 심층 인터뷰해보면, 다른 나라 경우는 나라가 내 세금을 제대로 쓰지 않아서가 첫 번째 이유이지만 우리나라 경우는 '쟤는 세금을 덜 낸다, 내지 않는다'가 주된 이유이다.
우리나라 사람이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국란이 많았고 지정학적으로 변화가 많고 외로움을 많이 타서이다. 뇌에 만족감을 만들어내는 신경전달물질이 적다. 외세를 많이 겪었고 계절이 계속 바뀌며 습도, 기온 등의 변화 폭이 커서 항상 변화에 대비해야 하므로 만족감을 느끼기 어려웠다고 한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멀리까지 이동한 종족이라는 점도 짚었다. (강의 내용 외 보탠다. 출처는 기억나지 않는다. 동 아시아에 정착한 종족은 아프리카에서 출발해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시베리아를 건너오면서 매서운 추위를 견디기 위해 팔, 다리가 짧아졌다고 했다. 큰 변화를 이겨내야 했던, 상황에 쉽게 만족할 수 없었던 유전자를 기본적으로 지니고 있다.)
쉽게 만족하지 못하니 작게 여러 번 만족하는 게 좋다. 건물 사면 한번 행복하나 떡볶이 먹고 여행 가고 하면 작은 행복을 자주 느끼게 된다. 많은 부를 이루고도 단명한 분들은 행복하지 않아서이다. 소탈해야 행복을 자주 느낄 수 있고 장수할 수 있다. 워런 버핏은 전략적으로 소탈하다고 할 수 있다. 서은국 교수(연세대학교)는, 행복은 크기보다 빈도, 행복은 목표가 아닌 도구라고 했다. 소박한 개인이 되어야 행복해진다.
긴밀한 관계에서는 희로애락을 잘 공유해야 한다. 상대방이 본인의 감정상태를 나에게 공유하지 않았는데 상대방 언행에서 미묘한 변화를 느끼게 되면 그 불일치로 인해 나는 울렁거리게 된다. 일본에서 남편이 죽고 난 후 아내가 건강하고 행복해졌다는 연구가 이를 설명해준다. 내 감정상태를 보여주지 않으면 가깝지 않은 사이가 되는 것이고 반대로 가까운 사이라면 마땅히 내 감정상태를 알려주어야 한다.
어떤 실험에서다. 날씨가 좋은 날 남자가 거리에서 낯선 여자에게 잠시 말을 걸고 전화번호를 요청하면 날씨가 나쁜 날보다 성공 확률이 높았다. 날씨 따른 기분이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날씨가 좋은 날에도 '오늘 날씨가 좋죠?'라고 먼저 말하고 전화번호를 요청하면 성공 확률이 낮아졌다. 여자가 자신의 기분을 알아차리고 이성적이 되어서이다. 상사가 부부 싸움한 날은 작은 일에도 화내기 쉽다. 이럴 때는 '오늘 기분 안 좋은 일 있으세요?'라고 선수를 쳐야 한다. 화를 내면 본인의 기분을 전가한 것이 된다고 깨닫게 되니 화를 덜 내게 된다. 악성 민원인에게도 이렇게 대처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반대 상황에서, '오늘 기분 좋은 일 있으세요?'라고 하면 안 된다. 위 실험과 같은 이치다.
외로워서 나쁜 관계 속으로 도피하는 경우가 있다. 진짜 나쁜 관계는 '나를 이용하는 관계'이다. 사람을 도구처럼 이용하는 사람들을 소시오패스라고 한다. 소시오패스에는 권력 추구형이 있고 권력 기생형이 있다.
권력 추구형의 대표적인 경우가 히틀러이다. 이들은 착한 사람을 제일 싫어한다. 권력 추구를 선이라고 보니 착한 사람을 위선자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저성과자가 착하면 더 박하게 평가하는 경우가 있다. 선한 약자와 못된 약자 중에서 선한 약자에게 더욱 가혹한 사람은 거의 권력 추구형 소시오패스다. 이런 사람에게는 '나를 괴롭히면 나도 끝까지 저항하겠다'라고 해야 한다. 공포는 반응이고 용기는 결정이다.
권력 기생형은 사람의 양심을 잘 건드린다. '착하다고 하더니 한 입으로 두말하네', '생각이 깊다더니 자기만 생각하네' 식으로 말한다. 보편적인 사람들이 자존심 때문에 하지 않을 말을 쉽게 한다. 이럴 때는 '넌 착하지도 않잖아', '넌 생각도 깊지 않잖아' 식으로 대응해야 한다. 끌려가면 안 된다. 그들은 가까이 오기 위해 감탄을 남발한다. '내가 본 사람 중에 네가 제일 착해' 식이다. 이 또한 보편적인 사람들은 쉽게 하지 못하는 말이다. 내가 스스로 나에게 감탄할 일 없는, 머리 좋고 성실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먹잇감이 되기 쉽다. 전문가는 이미 기준, 안목이 높아져서 스스로 감탄하지 않는다. 스스로 계속 감탄할 수 있으려면 새로운 분야에 호기심을 가지고 공부를 해야 한다. 기꺼이 초보자가 되면 스스로 감탄할 일이 많아진다. 권력 기생형 소시오패스가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