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허락받자마자
처제 모교의 성당을 두 달 뒤로 예약하고
한 달간 예배를 익혔다.
매번 틀리다가 결혼식 때는 한 번도 틀리지 않았다. (정신일도하사불성)
사진이 취미인 매제가 아이 머리만 한 카메라를 들고 샷을 날렸다.
그날 전문 사진사가 찍어준 어느 사진보다도 때깔 났다.
이 한 장의 흑백사진은 아내와 내가 꼽는 베스트다.
그러나 그 후로 15년을 서랍 속에 고이 모셔져 있었으니.
동네 마실 중에 가볍게 쓱 들여다본 목공소 안쪽에 세워진 날씬한 책장에 꽂혔다.
집에 들인 그날, 그 사진이 떠올랐다.
역시나 교보문고에서 흰색 액자를 사 와서 고도의 정신상태였던 그날의 아내와 나를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