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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배의 노하우 Sep 25. 2017

10. 당신의 아이디어는 쓸모 있습니까?

형식을 탈피하여 창조적 파괴를 하라

직장 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회의에 참석을 했고, 그 중의 일부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뽑아내기 위한 회의였던 적도 있다. 맡은 업무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어떤 업무에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고, 혼자만의 아이디어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여러 사람이 모여서 아이디어를 내기도 한다. 물론 IQ 100인 사람 둘이 모인다고 IQ 200이 되는 것이 아니듯이 사람의 IQ나 창의성이 단순히 합산 되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사람의 다양한 의견이 모이게 되면, 상호보완적이거나 연쇄적인 아이디어들이 창출될 수도 있다. 회사에서는 이러한 회의들을 브레인 스토밍(brain storming), 아이디에이션(ideation) 등으로 부르며 새로운 기획안이나 해결책 등을 찾아내고 있다.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예전에 다니던 회사에서는 직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와 제안을 내놓을 수 있도록 직원끼리만 브레인 스토밍을 하도록 한 적이 있었다. 내가 브레인 스토밍이나 아이디에이션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 어떤 의견이나 아이디어에도 부정적이어서는 안되고,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데 있어 눈치를 봐서도 안된다는 것이다. 물론 시간을 낭비하는 농담 같은 것은 제외하고 말이다. 이러한 점에서 직원들만의 시간을 만들어 준다는 생각은 매우 좋은 시작이었다. 담당 임원분께서 직원들이 시간을 헛되이 쓰지는 않는지 확인하기 위해 브레인 스토밍 과정을 녹음하라는 지시를 하지 않았다면 말이다. 당시의 브레인 스토밍은 녹음기를 앞에 두고 형식적인 인사말과 제한적인 의견, 대부분의 침묵 속에서 가장 연차가 많은 선배가 혼자 정리해서 보고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획기적이거나 창의적인 의견은 당연히 아니었다. 물론 회사에서 스티브 잡스(Steve Jobs)나 레리 페이지(Larry Page} 같이 세상을 변화시킬 아이디어를 원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적어도 그 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을 고민하고 나온 결과물은 굳이 시간과 인력을 낭비하지 않아도 얻을 수 있는 정도의 것이었기 때문이다. 마크 주커버그는 처음 페이스북(Facebook)을 만들 때부터 모든 사업계획을 구상하면서 시작했을까? 그가 페이스북에 좋아요 버튼을 만들 때 그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왔을까? 마크 주커버그는 2007년 페이스북을 오픈 플랫폼으로 공개했고, 2008년 페이스북 프로필 정보를 통해 외부 앱이나 사이트에 로그인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페이스북 커넥트를 공개했다. 이러한 아이디어들이 모두 현재의 페이스북의 정체성을 나타내주고, 우리가 페이스북에 매일같이 접속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되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아이디어는 철저히 공부하고 계획을 짜야지만 나오는 것일까? 물론 일부는 그럴 수 있다. 페이스북을 오픈 플랫폼으로 공개해서 방대한 UCC를 확보하고 사용자들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게 만드는 것은 분명 그 미래가치를 어느 정도는 예견하고 분석한 후에 나왔을 것이다. 그러나 마크 주커버그가 20살에 처음 페이스북을 만든 이유는, 좋아요 버튼을 삽입한 이유는 어쩌면, 먼 미래의 수익과 잠재적 가치를 바라보고 만든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의 보다 재미있는 소통을 위해 만들었을 것이다. 즉, 복잡한 계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을 할 때 보다 가치 있는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것이고, 이러한 아이디어의 성공은 말 그대로 운에 따를 뿐이다. 설혹 페이스북이 지금처럼 성공하지 못했다 하더라고 마크 주커버그에게는 친구들과의 소통을 더욱 즐겁게 해 준 추억으로 남았을 수도 있다. 물론 3,300억 달러(약 430조)의 시가총액이 사라졌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좋은 아이디어는 아이디어가 나온 당시에는 좋은 건지 나쁜 건지 판단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우선 이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겨보고, 옮기는 과정에서 또 다른 아이디어가 보태지기도 하고, 수정되기도 하고, 또 때로는 실패에 그치기도 하면서 그 아이디어 가치가 생성되는 것이다. 마크 주커버그도 심지어 빌 게이츠(Bill Gates)도 지금의 성공이 운이 좋았다는 이야기를 한다. 물론 운이 좋았기 때문에 단순한 취미와 장난처럼 시작된 아이디어가 거대한 성공을 거두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아이디어의 이면에는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과 직관, 미래에 대한 호기심에서 발현한 창의성이 아이디어의 성공적 실현을 만들었을 수 있다. 지금 당신의 머리 속에 떠오르는 그 어떤 아이디어도 쓸모 없는 것은 없다. 그러한 아이디어들은 당신이 지금 껏 살아온 당신의 경험과 지식 그를 통한 미래에 대한 통찰과 직관에 따라 나온 것들이기 때문에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아이디어 일 수 있고, 그러한 아이디어를 어떻게 현실화 하느냐에 대한 고민만이 필요할 것이다.

창조적 파괴

 페이스북과 함께 SNS의 양대산맥(페이스북에 인수되기는 했지만)으로 불리는 인스타그램(Instagram)을 창업한 케빈 시스트롬(Kevin Systrom) 역시 비슷하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성공적으로 현실화한 경우이다. 다만, 시스트롬의 경우 현실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거치게 되는데, 우선 그 목적성부터 주커버그하고는 조금 차이가 있다. 주커버그가 친구들과의 소통과 재미를 추구하면서 시작을 했다면, 시스트롬은 트위터의 전신이었던 오데오(Odeo)와 구글(Google) 등을 거치며 사업화에 대한 개념적 이해와 시장에 대한 통찰력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시작을 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미쳐 있던 것은 주커버그와 다르지 않았지만, 그는 시장에 진입하고자 하는 뚜렷한 목적이 있었다. 그가 처음 만든 제품은 버븐(Burbn)이라는 모바일 서비스였다. 2010년 탄생한 버븐은 위치기반의 여러 가지 서비스를 혼합한 SNS였는데, 실제 사용자들은 너무 기능이 많아 사용하기 어렵다는 혹평을 쏟아내었고, 시스트롬은 버븐을 출시한지 몇 주만에 실패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하지만, 시스트롬은 여기서 좌절하지 않고, 그간의 경험과 지식 그리고 직관적인 선택과 집중을 통해 다른 복잡한 기능들은 모두 삭제하고 오직 사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인스타그램이라는 새로운 SNS를 만들어 냈고, 이는 2010년 10월 6일 출시한지 24시간만에 2만 5천명이 다운로드를 하였고, 2012년 페이스북에 10억 달러에 인수되었다. 현재의 자산가치는 35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렇게 시스트롬이 인스타그램을 출시하게 되는 과정은 하나의 창조적 파괴를 통한 새로운 아이디어와 가치의 창출이라고 볼 수 있다. 굉장히 오래된 개념이기는 하지만, 창조적 파괴는 그 동안 우리의 산업현장과 생활 속에서 많은 변화를 이끌어 왔다. 죠셉 슘페터가 1912년 <경제발전론>에서 제시한 창조적 파괴가 기술혁신을 통해 기존의 낡은 것들을 파괴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경제활동이었다면, 시스트롬이 시도한 창조적 파괴는 기존의 SNS들의 고전전 가치였던 글씨를 중심으로 한 소통을 사진을 중심으로 한 소통으로 바꾸면서 새로운 시장과 가치를 창출해 낸 것이다. 과거 애플이 아이팟과 아이폰이라는 기술 혁신을 이루어 낸 것 뿐만 아니라, 앱스토어를 통해 어플리케이션과 음악, 동영상 등에 새로운 시장과 가치 형성한 것처럼, 인스타그램은 사진의 필터를 통해 컨텐츠를 풍부하게 하고, 사진 필터 어플리케이션 시장을 활성화 했으며, 새로운 마케팅 채널을 창출해 냈다. 시스트롬은 “행동하고 배운 모든 경험들이 연결되고, 그러한 경험들이 성공의 밑거름이 된다” 라고 하며, 경험을 통한 통찰력, 직관을 통한 아이디어를 행동에 옮겨 성공에 이르렀다.

 전세계적으로 스타트업 열풍이 불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획기적인 아이디어만이 가치있는 것처럼 여겨 지기도 한다. 그리고 앞선 기술이 없이는 무언가를 시작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도 있다. 스타트업의 기본적인 출발점은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해결책이 반드시 혁신적인 기술이나, 누구도 생각지 못한 방법이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충분한 경험과 지식을 통해 통찰력을 갖추고, 이를 통해 직관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 동안 맡은 업무를 통해 쌓은 경험과 지식은 다른 누군가가 쉽사리 모방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비슷한 업무를 더 오래 경험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정확히 같은 경험은 분명히 아니며, 그 경험을 통해 배운 점과 그를 통해 얻는 통찰력 또한 다를 것이다. 그렇기에 당신의 머리 속에 떠오르는 아이디어는 당신만의 독창적인 것이며, 그 어떤 아이디어 보다도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꾸려기 보다는 당신 스스로를 먼저 바꾸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성공을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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