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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배의 노하우 Oct 02. 2017

15. 당신은 전략적사고를 하고 있습니까?

나는 전략적 인재입니다.

마케팅 업무를 하다 보면 끊임없이 전략을 수립하고, 수정하고, 실행하고를 반복하게 된다. 그리고 마케터의 중요한 능력 중의 하나로 전략적 사고를 갖추었느냐 이다. 회사 생활을 하다보면 단지 마케팅 업무만이 아니더라도 끊임없이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고를 반복하게 되고, 이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얼마 전에 어떤 회사의 면접과정에서 CMO로부터 전략적 사고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다. 매일같이 사용하는 말이었지만 그 자리에서 쉽사리 정의를 내리기가 쉽지는 않았다. 얼핏 떠오른 생각으로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최적의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내가 했던 답변은 내가 실제적으로 업무를 하면서 겪었던 일을 말씀을 드렸었다. 

 예전에 한참 회사 내에서의 성공과 더 높은 자리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차 있을 때, 당시 나의 직속상관이었던 전무님께서 조금 더 전략적이 되면 좋겠다는 조언을 주신 적이 있었다. 예를 들면,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A와 B 중에 어떤 것으로 할까요 라고 물어보는 것과, A와 B가 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A 로 하는 게 더 좋겠다라는 의견을 전달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는 것이었다. 리더쉽 팀 입장에서 사소한 모든 것을 결정해 줄 수는 없고, 해당 업무에 대한 부분은 나에게 위임을 한 것이니 이런 식의 보고가 일을 하는데 더 수월하고 전략적일 수 있다는 것이었고, 그래서 그 이후로 전무님께 보고를 드릴 때는 해결방안 등에 대한 고민을 마친 후에 보고를 드렸었다. 이런 일화를 당시 면접을 보던 CMO에게 말씀을 드렸더니, 너무나 당연하게 보고는 그런 식으로 하는 것인데, 그걸 전략적이라고 하냐는 식의 힐난을 듣게 되었다. 너무 단편적인 예를 들었을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전략적이라는 것은 상대가 누구냐가 빠지면 안 되는 부분이 있다. 직속상관이었던 전무님께서 갑작스레 회사를 떠나시고 몇 개월 동안 전무님을 대신해서 사업부를 대표하고, 리더쉽팀 미팅에 들어가고 사장님께서 직접 내 경력개발에 대한 관리를 해 주실 때였다. 어느 날 사장님 방에서 둘이 내 경력 개발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사장님께서도 전략적 사고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을 꺼내셨었고, 나는 이전 전무님께 들었던 조언에 대해 꺼내 놓았다. 그러자 사장님께서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 주셨다. 사장님께서는 문제가 발생하면 더 빠른 보고를 중요하게 생각하셨고, 그 문제의 해결책에 대해 리더쉽 팀에서는 실무진에서는 미처 알지 못하는 정보들이 있기 때문에 더 좋은 해결책을 쉽게 낼 수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하셨고, 또 실무진에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다가 보고가 늦어 문제가 커지는 경우가 많으니, 우선 문제가 생기면 보고를 먼저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전무님은 한국분이셨고, 사장님은 외국분이셨기 때문에 차이가 날 수도 있고, 직급에서 오는 차이일 수도 있고, 단지 개인적인 성향을 차이일수도 있다. 다만, 확실한 건 그 어떤 것도 100% 옳은 전략적 결정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정말 급한 일이라면 해결책을 찾기 보다는 구두로라도 신속하게 보고를 하는 것이 우선일 수도 있고, 조금 여유가 있고 중요도가 떨어진다면 실무진에서 정리를 한 후에 보고를 하는 게 맞을 수도 있다. 어쩌면 그런 것을 옳게 판단하는 게 전략적 사고 일수도 있는 것이다.

단순하게, 네이버에서 전략적 사고를 검색해보면

“의도하는 최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자사, 경쟁사, 고객, 시장 등의 전략적 요소를 분석하여 최적의 대안을 모색하는 사고능력이며, 사업전반에 관해서 생각할 수 있고, 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외적인 요인과 그 영향력을 분석할 수 있으며, 새로운 관점에서 문제를 보고 해결안을 찾을 수 있는 사고능력을 뜻한다”


라고 되어 있다. 하지만 이는 다분히 마케팅 혹은 비지니스적인 측면에서 정의를 내린 것으로 보이고, 결과적으로는 내가 말했던 최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보는게 틀린 말은 아니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마케팅 전략을 수립한다고 할 때 하는 과정들은 그저 나열해 놓은 듯 하다. 게다가 전략적 사고를 설명하는데 있어, 전략적 요소 라는 말이 사용되어 다시 되돌아간 느낌이 드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전략이란 무엇일까? 사고는 단지 생각이라는 의미이니 전략의 의미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면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고전적인 의미에서 전략은 두산백과사전에서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 그리스어 strategia(將帥術)에 그 어원을 두고 있는 전략이란 용어는 전쟁에서 적을  속이는 술책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18세기 말까지의 전쟁은 이와 같은 의미로서만 통하였다. 그러나 전략의 개념은 본질적으로 동적(動的)인 것이기 때문에 전술이 복잡해지고 다양화됨에 따라 전략의 개념도 점차 변화하였다. 예를 들면 나폴레옹이 생각했던 전략적인 문제가 그 본질에 있어서 오늘날 개념으로는 전술적일 수가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전략 [strategy, 戰略] (두산백과)”


애초에 전략이라는 말 자체가 전쟁에서 나왔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전략은 전쟁을 이기기 이한 하나의 방법을 일컫는 것이었다. 전쟁을 이기기 위해 하나하나의 전투를 이겨야 했고, 하나의 전쟁을 위한 전략도 필요했고, 하나하나의 전투를 이기기 위한 전략도 필요했다. 그리고 이런 전략을 수행해 나가기 위한 전술들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를 현대 사회로 가지고 온다 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네이버에서 전략을 검색해 보았을 때, 조금 색다른 결과들도 볼 수 있었다.

출처 교육심리학용어사전 | 전략 
문제를 해결하거나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수행하는 체계적인 인지적 조작활동을 뜻한다. 사람들은 동일한 문제를 해결하거나 과제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서로 다른 전략을 사용하기도 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개의 인지기능을 체계적·복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인지전략이라고 한다. 

출처 태권도 용어정보사전 | 전략 
전략이라 함은 경기 규칙에 의한 자신과 상대선수의 가능한 모든 행동양식과 자신과 상대선수의 장단점 등을 고려하여 시합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 결정 내리는 것을 말한다. 

출처 농업용어사전: 농촌진흥청 | 전략 
게임이론에서 게임의 상태를 상대방이 사전에 취한 행동에 따라 개인의 마음대로 행동대안을 선택하는 계획.

용어를 정의하는 주체에 따라 전략의 의미가 조금씩 다르게 표현되었다. 교육심리학용어사전에서는 문제를 해결하고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인지적 조작활동이라 하였고, 태권도 용어사전에서는 주체에 맞춤형으로 설명되었지만 자신과 상대의 장단점을 통해 승리를 위한 최적의 방안을 찾아내는 것으로 정의해 마케팅에서 사용하는 시장과 경쟁품, 상품의 장단점 등을 분석하여 목표를 달성한다는 정의와 가깝게 보인다. 농어촌용어사전에서는 조금 뜬금없이 게임과 관련된 내용이 나와있지만,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이고 독특하게 상대의 행동에 따른 반응의 형태로 나와 있다. 이러한 정의는 기존의 정의와 동떨어져 보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더 정확할 수도 있는 것이다. 시장이던 고객이던 모두 고정되어 있어 보이지만,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으며, 경쟁품 마저도 끊임없이 전략을 수정하며 시장에서의 우위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렇기에 어쩌면 조금 더 정확한 현대의 전략의 의미는 변화하는 환경의 구성 요소에 반응하여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전략적 사고로 돌아와 보자. 궁극적으로 전략이란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이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환경과 주어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고 변화에 적절히 대처, 반응하는 것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없이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예를 들어, 하나의 사업계획서를 작성해서 실행에 옮기는 것을 목표로 세워보자. 어떠한 전략을 세워야 하는 것일까?

우선 회사와 시장의 상황에 부합하는 사업계획서를 수립해서 성공가능성을 높여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완성도 높은 사업계획서라도 보고라인을 거치면서 수정되기도 하고, 무너지기도 하는 법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전략적 사고를 해보자. 어떻게 하면 가장 최소한의 수정을 거쳐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이 계획서를 승인 받을 수 있을까? 우선 각 승인 단계별로 어떤 식으로 접근을 하는 게 좋을지에 대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팀장한테는 이런 식으로 보고를 하고, 부서장한테는 이렇게, 리더쉽 팀에는 이렇게 하면 더 승인될 확률이 높을 것이다 라는 단계별 계획을 세워야 한다. 각 단계별로 보고의 핵심 내용이 조금씩 달라질 수도 있다. 팀장에게 보고를 할 때는 세부내용까지 세세하게 보고를 해야하고, 계획 수립과정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내용이 조금 길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더 높은 단계의 승인권자에게 갈수록 내용은 더 간결해져야 하고, 핵심만 간추려야 한다. 결국 팀장에게는 100 장의 슬라이드로 준비를 했다면, 리더쉽 팀에 보고를 할 때는 1장 혹은 2장 정도로 간추려야 한다. 내가 수립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은 이미 사업계획서에 모두 포함이 되어 있다. 어떤 시장을 어떤 고객에게 어떤 메시지로 어떻게 접근할지에 대한 전략은 이미 개발이 끝난 것이다. 다만, 이 전략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속적이고 끊임없는 질문과 방해물들을 통과해야 하고, 극복해 나가야 한다. 애초에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을 수립할 때 이런 질문들과 방해물들을 모두 예측하기는 어렵다. 사업계획서가 승인단계를 거치며, 조금씩 변형되기도 하고 발전하기도 하는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본인의 전략을 관철시키기 위한 일련의 과정들의 바탕에 전략적 사고가 깔려 있어야 하는 것이다. 예전에 한 달에 한번 정도 있는 월별 성과 및 다음달 계획발표 같은 것을 할 때는 각 부서별로 발표 순서에 예민하기도 하다. 처음 발표하는 경우 참가자 들이 대부분 정신이 맑은 상태에 열의를 가지고 발표를 듣기 때문에 질문도 많고 공격도 많아진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집중도는 떨어지고 앞의 발표보다는 질문 수도 줄어들고 수월하고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승인권자의 취향에 맞는 발표방식도 사전에 파악하고 있다면 더욱 좋다. 어떤 종류의 자료를 어떤 형태의 그래프로 보여주면 빠르게 이해하는지 등은 이전의 발표 등을 통해서 충분히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내가 얻고자 하는 바를 조금 더 수월하고 효율적으로 얻어내기 위한 모든 일련의 과정들이 바로 전략적 사고이다. 단순하게 발표 슬라이드의 구성, 발표할 때의 자세 등도 전략적 사고의 단편적인 대상이 될 수도 있고, 때로는 이러한 발표 전에 유관부서와의 사전 협의를 통해 동의를 얻어낸 후 최종 미팅에서 그 유관부서들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전략적인가? 전략적 사고를 하는가? 라는 말은 그 의미가 다르지 않다고 생각된다. 다만, 전략적 사고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수행해 가는 모든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당신의 소소한 행동과 결정들의 의미 라고 할 수 있다. 당신이 수립한 전략을 실행해가는 과정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예측 불가능한 변화들에 대응을 해야 하고, 탄력적으로 반응해야 한다. 누군가가 당신에게 “전략적 사고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라는 질문을 한다면, “전략적 사고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수행해 가는 수많은 과정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변화들을 탄력적이고 유연하게 대처해 가며 순간마다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것입니다.” 라고 답을 하면 된다. 

그리고 당신은 “당신은 전략적입니까?” 라는 물음에는 당연히 “네, 저는 전략적인 사고를 통해 의사결정을 하기에 전략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라는 대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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