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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배의 노하우 Nov 02. 2017

27.고객관리의 시작_상사에게 넘기지 마라.

새로운 고객을 만드는 것보다 기존의 고객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을 직접 마주하는 업무를 맡은 직장인들에게 고객의 불평불만은 하나의 거대한 스트레스 덩어리이다. 툭하면 이래서 맘에 안 든다, 저래서 안 하겠다, 고객이라는 존재는 온통 불평과 불만만을 위해 존재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이다. 고객이 불평과 불만을 터뜨리는 동안 아무리 해결의 노력을 해 보아도 교착 상태에 빠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럴 때 항상 고객이 하는 이야기는 “윗사람 데려와” 이다. 그리고 당신이 그 윗사람을 이 문제 해결에 동참 시키는 순간 그 고객은 더 이상은 당신의 고객이 아니다.



상사에게 고객을 빼앗기는 것이 가장 바보같은 짓이다.


업무를 하다 보면 이러한 경우를 많이 겪게 된다. 때로는 나 역시 고객의 입장에서 한번쯤은 저런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했을 수도 있다. 윗사람을 찾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문제 해결이 안되기 때문이다. 내가 고객에게 만족할만한 해결책을 제시해 줄 수 있다면 고객이 굳이 윗사람을 찾을 이유는 없다. 간혹 당신을 만나기도 전에 윗사람부터 찾는 고객이 있을 수도 있다. 그 사람은 당신의 고객이 아닌 당신 윗사람의 고객이니 고민할 필요 없이 윗사람에게 넘기는 것이 맞다. 만약 고객과 오랜 시간 동안 관계를 유지해 왔음에도 고객이 윗사람을 찾는다면 심각한 위기가 온 것은 아닌 지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스스로가 고객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관리가 부족하지는 않았는지, 경쟁사에서 내 고객을 뺏어가기 위해 차별화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다시 한번 점검을 해봐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들을 건너 뛰고 상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면 더이상 고객은 나를 믿지 못하게 되며, 내 상사만을 찾으려 할 것이다. 그러면서 내 상사는 나의 문제해결 능력과 고객관리 능력에 있어 감점을 할 요인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된다.




나 역시 누군가의 상사였을때도 있었고, 누군가의 요청으로 고객을 대신 찾아간 적도 있었다. 그 당시에 내가 무슨 큰 역할을 해 준 것은 없다. 단지 고객의 회사에 대한 불만을 잘 들어주고, 앞으로 개선해 나가겠다는 답변을 드린 정도였다. 내가 즉각적이고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해 주지 못했음에도 고객들은 더 이상 불평과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다. 이런 경우는 단지 고객과 담당자의 공통된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정치적 자리라고 볼 수도 있다. 고객은 회사에 본인의 중요성을 전달하고, 담당자는 고객을 통해 상사에게 능력을 보여줄 기회를 갖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때로는 이러한 자리를 통해 고객과 시장에 대한 정보와 통찰(Insight)를 얻을 수도 있어, 이러한 자리가 꼭나쁘다고 할 수만은 없다.



유쾌한 고객과의 미팅은 상당한 준비와 전략이 필요하다.

한 번은 중요한 고객들과 사장님을 비롯한 임원진과의 식사를 마련한 적이 있었다. 고객들을 회사에 지속적인 투자를 부탁하고자 했고, 회사에서는 고객들에게 제품에 대한 후원을 요청하고자 하는 목적이었다. 나는 사전에 고객들과 의견 조율을 통해 당시의 식사비용을 고객들이 부담할수 있도록 해서, 사장님과 임원진들이 오히려 접대를 받는 자리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사장님과 임원진은 고객들 앞에서 본 건과 관련해서는 모든 비용의 지출 등은 내 결정에 따르겠다고 이야기했다. 그 이후로 나는 고객들과 소통할 때나 임원진과 소통할 때 양쪽 모두에 내 의견을 조금 더 자신 있게 내세우며 수월하게 일을 할 수 있었다.    



내 고객은 내가 제일 잘 안다.


또 한번은 경력이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담당자들을 힘들게 하기로 유명한 고객이 있었다. 그나마 꾸준히 찾아가고 여러 가지 프로젝트들을 성사시키면서 좋은 관계를 꾸려나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당시 팀장님이 나 없이 혼자 그 고객을 찾아갔고, 대화 중에 그 고객이 화가 잔뜩 나는 일이 발생했다. 회사에서도 워낙 중요한 고객이었기에, 내부적으로 대책회의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러다 결국은 고객이 화가 풀릴 때까지 그리고 적절한 대응책을 찾을 때까지 별도로 고객에게 연락을 하지 말라는 지침이 떨어졌다. 몇 일이 지나도록 회사에서는 아무런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몇달 동안 꾸준히 고객과 직접 만나면서 관계를 쌓아온 나로서는 안타까운 일이었다. 내가 아는 고객의 성향은 불같이 화를 내기도 하지만, 뒤끝이 있는 분은 아니어서, 진정으로 사과를 하고 개선의 의지를 보여준다면 충분히 회복될 수 있는 분이었다. 그래서 저녁 퇴근 후 따로 전화를 드렸었다. 그 고객은 너무나 태연하게 전화를 받으면서 잘 있었냐는 안부를 먼저 물어보셨다. 그리고 프로젝트는 계속 진행할 테니 걱정 말라는 이야기도 덧붙이셨다. 내 고객은 내가 가장 잘 알 수 밖에 없다. 내 고객은 경쟁사에게 빼앗길 수도 있지만, 상사에게 빼앗기는 걸 더 조심해야 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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