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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배의 노하우 Oct 24. 2017

8.4차산업혁명의 도덕적 문제들

기술을 수용하는 순간 도덕적 수용이 시작된다.

티핑 포인트: 기술을 수용하는 순간 도덕적 수용이 시작된다.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작은 변화들이 축적되어 거대한 변화를 이루기 전의 균형을 깨뜨리는 변화의 시점



새로운 기술은 새로운 문제를 야기한다.


공유경제의 대표적인 성공기업으로 불리던 우버가 연일 매스컴에 불미스러운 일로 오르내리고 있다. 사내 성추행 관련 이슈로 몇몇 임원진에 이어 결국 창립자이자 CEO 였던 트래비스 캘러닉(Travis Kalanick)마저 사퇴한 가운데, 최근 들어 영국 런던에서도 퇴출된 위기에 몰리면서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 중 하나를 잃게 될 위기에 놓여 있다. 이러한 위기의 근원에는 반복되는 성추행 및 성폭행 이슈가 자리잡고 있다. 우버 본사의 임원진뿐만 아니라, 우버 기사들의 승객에 대한 성추행 및 성폭행 사건에 대해 신속한 대응책을 내지 못한 채 반복되면서 위기를 점점 키워 나갔고, 결국 인터넷 상에서는 우버지우기(#deletuber) 라는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한편, 세계최대의 숙박공유업체인 에어비앤비(AirBnB) 역시 비슷한 이슈들로 몸살을 않고 있다. 일본을 비롯한 몇몇 국가에서의 몰래카메라 이슈를 비롯하여, 수면제를 이용한 성폭행, 그리고 인종차별까지 다양한 도덕적 이슈들로 기업 가치의 급격한 하락을 마주했다.


우버와 에어비앤비 모두 대표적인 4차 산업혁명의 메가트렌드 중 하나인 공유경제의 성공적인 모델들로 추앙 받고 있었다. 빠른 기술의 발전과 더 빠른 경제규모의 성장은 그에 걸맞은 도덕성과 윤리적 기준을 요구하지만, 눈 앞에 보이는 가시적인 이익의 달콤함에 도덕성과 윤리성은 어느덧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간단한 자격심사를 통해 참여할 수 있는 우버 기사와 에어비앤비의 호스트는 그들의 도덕성과 잠재적인 범죄자가 될 확률에 대한 어떠한 제한 장치나 검증체계를 갖추고 있지 않다. 또한, 이러한 문제를 예측하지 못했기에, 발빠른 대응과 재발방지책 또한 적절하게 나오지 못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도덕적 고민이 수반되어야 한다.


클라우스 슈밥은 일찍이 4차 산업혁명의 다양하고도 거대한 변화들을 언급하면서, 그에 대한 도덕성과 윤리성에 대한 고민들 역시 수반되어야 한다고 했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기술들과 삶에 대한 접근 방식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변화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의 정체성 그 자체에도 영향을 주었다. 이상적인 가상현실을 통한 새로운 공간이 창출되면서 현실 공간에서의 만족도를 현격히 떨어뜨려 현실과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소유하지 않고 공유하는 시장의 창출은 소비와 소유권이라는 개념의 변화를 이끌었다. 인공지능과 로봇의 발달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존재의 탄생으로 인해 공포와 두려움을 유발하기도 했고, 이를 조절하지 못한 디스토피아적인 미래에 대한 걱정은 하루아침에 생긴 것은 아니다.



도덕적 양극화는 수용의 차이로 발생한다.


 이러한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도덕적 윤리적 변화는 점차 양극화 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수용하는 자수용하지 못하는 자이다. 수용하는 자는 이러한 변화의 중심이 되거나 변화를 적극적으로 배우고 이해하고 받아들이고자 노력하는 자이다. 수용하지 못하는 자는 변화의 기회를 갖고서도 애써 거부하거나 변화에 대한 수용의 의지를 불문하고 변화의 시작조차 알지 못하는 자이다. 이러한 변화의 수용은 새로운 가치관의 창출과 정체성의 변화 등에 대해 보다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함께 발전시켜 나가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가 당연한 수순이기에 그에 따라 새로이 생성되거나 변화하는 도덕적 윤리적 가치관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를 거부하는 경우 이전의 가치관에 머물러 있게 되고, 변화하는 가치관의 충돌은 더욱 심화되어 갈 수 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의도와는 상관없이 이러한 변화의 변방에 머물면서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변화를 강제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경우이다. 우리나라 역시 1차~3차 산업혁명의 시기에 변방에 있던 나라 중에 하나였으며,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기술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한 아프리카와 동남아 등은 머지 않은 미래에 기술적 변화에 따른 충격보다 더 큰 도덕적 충격을 받아들여야만 할 수도 있다. 



부의 양극화는 새로운 도덕적 문제를 생산한다.


이러한 도덕적 양극화 현상은 수용의 차이로 발현이 되지만, 또한 부의 양극화를 통한 새로운 불평등을 초래하기도 한다. 기술을 적절히 수용하고 활용하는 자는 이전보다 막대한 부를 빠른 속도로 창출하고 그에 따른 여유와 새로운 가치를 누리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도태되어 이전보다 더 극심한 빈곤과 열악한 현실을 마주해야 할 수 있다. 단지 부의 격차로 벌어지게 되는 양극화 현상이 삶의 여유에만 관여가 된다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다지 큰 문제는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유전공학 기술의 발달은 인간의 수명을 연장하고 불치병의 종말을 예고하고 있으나, 그러한 수혜의 우선권마저 양극화의 결과를 따르게 된다면, 이는 도덕적 문제와 무관하다고만은 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사회적으로는 지속적으로 복지정책의 확대를 통해 소외계층이 최대한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 복지정책은 최소한의 것이지 여유로운 삶의 질과는 거리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발기부전으로 정상적인 성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지금도 돈이 있는 사람은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하면서, 전혀 불편함이 없는 성생활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사람은 성생활에 대한 욕구가 있더라도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할 생각을 하기 어렵다. 발기부전 치료제는 해피드럭(Happy drug)으로 분류가 된다. 인간의 최소한의 생존과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것과 관계없이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약이다. 그렇기에 정부에서는 의료보험 지원을 해 주지 않으며, 희귀질환이나암환자에 대한 지원단체와 같이 이러한 약물을 지원해 주는 단체 또한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발기부전 치료제가 나오기 전에는 더 비싼 비용을 들여 보약을 지어 먹어야만 했다. 그나마 발기부전 치료제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부의 양극화에 따른 삶의 질의 양극화의 격차는 많이 줄어들게 되었다. 그리고 미래의 첨단 기술들은 이러한 부의 양극화에 따른 삶의 질의 양극화를 줄여 나가기 보다는 벌려 나갈 공산이크다. 생명연장 혹은 젊어지기 위한 다양한 유전공한 기술들, 불치병을 치료하기 위한 인공장기와 같은 것들은 그 접근성에 있어서 또 다른 소외계층을 만들어 낼 것이다. 200세를 젊고 건강하게 사람들과 70세에 노화된 몸과 각종 질병에 시달린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은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볼 법한 이야기 일수도 있지만, 머지 않아 현실화 될 가능성이 큰 상상이다. 젊어 보이는 부자가 나이가 든 저소득층에게 말을 놓는데, 알고 보니 젊어 보이는 부자의 나이가 훨씬 많을 수도 있다.   



도덕적 문제의 발생이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수 차례의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새로운 도덕적 문제들은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 개인의 사생활 보호에 관한 일들은 불과 2~30년 전만 해도 크게 문제시 되지 않았었다. 개인의 사생활과 관련된 일들은 각종 매체에 아무런 여과 없이 노출되고, 각종 범죄사건 현장의 끔직한 모습과 범죄자의 인권에 대한 고민들은 사회적 이슈가 아니었다. 그 이후의 기술의 발전은 정보의 전달력을 극대화 시킴으로, 개인사생활의 노출은 새로운 형태의 범죄에의 노출을 의미하기도 하고, 범죄자를 포함한 개인의 인권은 커다란 도덕적 이슈가 되었다. 소셜네트워크 상의 무분별한 악플들과 이를 이용한 범죄의 발생은 기술의 활용에 있어 제한의 정도라는 새로운 도덕적 이슈를 제기하게 되었다. 애플은 여전히 FBI와 범죄자의 정보공개 등에 관한 이슈로 논쟁 중이며, 국내에서도 카카오톡과 검찰이 첨예하게 대치하기도 하였다. 애플과 카카오톡의 적절한 제한 장치가 없는 정보의 무분별한 공개는 민간인 사찰이나 감시와 같은 또 다른 도덕적 이슈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사회도 끊임없이 예측하지 못했던 새로운 도덕적 문제들을 생성해 낼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이슈들에 대한 현명한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우선 기술을 수용하고 받아들이면서 지속적으로 기술그 자체와 기술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력과 그로 인한 변화 등을 예측하고, 토론해 나가다 보면, 새로운 도덕적 기준을 찾고 또 수용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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