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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nislaus Oct 08. 2019

블루헤븐국 세제사 2장. 세금의 등장

5. 경제활동의 본격화

블루헤븐의 세가 확장되면서 그에 따라 다양한 능력을 가진 인간들의 유입도 늘어났다. 예전에는 당신이 식량과 옷, 집 등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직접 책임져야 했다면 이제는 각자가 가진 능력에 따른 전문화 내지 분업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청동기 시대에도 전문적 분업이 이루어지면서 사유재산과 계급이 등장한 바 있다. 


앞에서 가정했듯 당신은 식량생산에 남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다. 가령 50제곱미터의 토지에서 남들이 100Kg의 귀리를 생산한다면, 당신은 그 다섯 배인 500Kg의 귀리를 생산할 수 있다. 당신이 식량생산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면 옷, 집수리 등 모든 일에 신경을 써야 했던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할 수 있다. 그렇게 생산한 식량 중 일부를, 의류제작에 솜씨가 있는 코루모(ころも) 씨와 집을 수리하는데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하우스(House) 씨에게 팔고, 대신 이들로부터 옷을 마련하고 집을 수리하면 된다. 이들로부터 구매한 재화(옷)와 서비스(집수리)의 질은 당신이 직접 만들고 고쳤을 때보다 월등하다. 그러고도 남은 식량은 온전히 당신이 모든 일을 해야 했을 때보다도 많다. 


이렇듯 분업을 통해 각자가 잘하는 일에 매진하게 됨으로써 공동체의 부는 증가하게 된다.


아담 스미스(Adam Smith)는 '국부론'에서 핀(pin) 제조사례를 들면서 분업을 통해 국부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보았다.


한편, 그 즈음 블루헤븐에 화폐가 도입되었다. 화폐도입은 어쩌면 필연적인 결과였다. 분업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이제 당신은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다 만들어낼 필요가 없다. 대신 당신이 생산한 식량을 생활에 필요한 다른 것들과 바꾸어야 한다. 물건 대 물건의 교환에 의해서는 서로가 필요한 것을 원활히 얻어내기에 크고 작은 어려움과 불편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화폐다. 주민공모를 통해 블루헤븐의 화폐 단위는 헤루(Heru)로 정했다.


헤루는 블루헤븐의 중간 두 글자 ‘루헤’를 거꾸로 표기한 것이나, 이집트어로 신(God)을 뜻하기도 한다. 오늘날 돈을 물신(物神)으로 여기니 괜찮은 명명이지 않은가? 아님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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