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헤븐국 세제사 2장. 세금의 등장

6-1. 정액세에서 토지세로

블루헤븐은 1년에 한 번 5월 30일에 일제히 세금을 거둔다. 얼마 전 공동체가 화폐를 도입했기에 번거로웠던 곡식납부 대신 화폐로 세금을 낼 수 있게 되었다. 각자 세금으로 납부해야 했던 곡식 100kg은 화폐 100헤루와 그 가치가 같다.

 

1) 우리나라의 종합소득세 신고납부기한도 5월 30일이다.
2) 세금을 곡식으로 내는 것을 물납(物納)이라 한다. 우리나라 세법도 물납을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던 5월 첫째 주, 주민대표회의에서 봉사하는 노티스(Notice) 씨가 세금납부를 알리는 안내문을 전달해주기 위해 당신의 집에 들렀다. 당신은 평소 친분이 있었던 노티스 씨에게 커피 한 잔을 대접하기로 했다.

그런데 노티스 씨는 한 방울 한 방울 점드립으로 내린 커피가 담긴 잔을 보면서 평소와 달리 근심어린 표정을 짓고 앉아 있다. 조심스레 그 이유를 묻자 요즘 안내문을 돌릴 때마다 겪는 종전과 다른 주민들의 반응 때문이라고 한다. 경제력과 상관없이 무조건 100헤루를 내는 현재 제도에 대해 상대적으로 빈곤한 일부 주민들이 불만을 가졌고, 급기야 그들은 통지문을 돌리는 노티스 씨에게 화풀이를 했던 것이다.

며칠 후 전체 주민회의가 소집되었다. 회의가 열리는 광장에 모인 주민들 앞에 놓인 의제는 다름 아닌 ‘세금부과기준’에 관한 것이다. 노티스 씨가 내비친 어두운 낯빛이 결코 과장이 아니었던 것이다. 공동체의 안녕을 해칠 정도로 일부 계층의 반발이 심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블루헤븐의 현안거리를 해결하는 주민대표들이 이 문제를 엄중하게 보아 전체 주민들이 참석하는 회의에 부치기로 했던 것이다.

격렬한 논쟁 끝에 주민들은 다음과 같은 새로운 세금부과기준을 마련하였다.

종전 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토지 1제곱미터당 5헤루의 세금을 부과한다.     

새로운 기준에 따를 경우 각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토지의 면적에 따라 세 부담이 달라진다. 조세원칙의 측면에서 새로운 세금부과기준은 블루헤븐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남을 의미한다. 종전에는 누구나 똑같이 세금을 냈지만 새 합의안에 따른다면 세금부담능력(담세력)에 따라 세금이 달라진다. 지금 블루헤븐에서는 토지보유면적이 담세력의 정도를 나타낸다.

토지보유면적 = 담세력의 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