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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낙산우공 Aug 25. 2021

결자해지

매듭을 풀지 못하는 자(2016. 11. 8)

매듭을 묶은 자가 풀어야 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라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다. 그러나 대개의 사람들은 자신이 매듭을 지었다는 사실을 알고도 선뜻 나서지 못한다. 원인을, 단초를 제공하고 문제를 심화시킨 장본인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얽히고설킨 매듭을 풀어낼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그렇게 복잡하게 꼬으려는 도가 없었기 때문에 그들은 푸는 방법을 모른다. 신나게 매듭을 묶었지만 어떤 순서로 어느 방향으로  차례 묶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아니 처음부터 자신이 매듭을 묶고 있다는 사실도 몰랐을 것이다. 그것이 매듭인 줄도 모르고 그리고 언젠가 풀어내야 한다는 사실도 모르고 그렇게 선무당이 되어 사람을 잡는다.


모든 권리에는 책임이 따른다. 오므리는 법을 알기 전에는 벌리는 게 아니다. 그 매듭이 나의 손발을 혹은 온몸을 묶기도 한다. 달콤한 사탕은 혀를 녹이는 것 같지만, 사실 녹아 없어지는 것은 사탕이고, 남는 것은 엉망이 된 혀다. 사탕을 먹은 뒤에 양치를 해야 하는 것은 그 달콤한 맛이 혀를 마비시켜 어떤 맛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제아무리 맛있는 요리라도 사탕을 애피타이저로 쓰지는 않는다. 사탕발림에 속아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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