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이란 무엇인가?
성수동에서 2015년부터 식당을 하고 있다. 코로나로 한 2년 졸라 힘들다 보니 별 생각을 다 했다. '식당이란 무엇인가?' 뭐 이런 철학적이고 근본적인 질문도 많이 했다. '식당'이라는 단어를 사냥해보니 식당은 '식당' 먹을 '식', 집 '당' 즉, '먹는 공간'이다. 식당은 음식을 만드는 곳이 아니다. 식당은 음식을 먹는 곳이다. 식당을 음식을 먹는 곳이라고 정의하면 재미있는 생각을 좀 해볼 수 있다.
'스타벅스는 식당인가?'
내 생각에 스타벅스는 식당이다. 카페 아니냐고? 스타벅스는 카페이기도 하다. 스타벅스는 카페이면서 스터디룸이면서 미팅룸이면서 마음의 고향이기도 하다. 스타벅스가 왜 식당이냐면 스타벅스에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에 키친이 있나? 없다. 홀을 제외하고 커피 바와 창고만 있을 뿐이다. 스타벅스는 식당이지만 음식을 만들지는 않는다. 식당이 음식을 만들어서 제공하는 곳이 아니라 어떤 공간에서 사람들이 식사를 하는 곳이라고 정의하면 그 빡세다는 외식업을 좀 재미있게 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재료로 훌륭한 셰프가 좋은 음식을 만들어야지만 꼭 식당이 아니다. 고객이 그곳에서 어떤 음식이던 식사를 한다면 그곳이 식당이다. 난 음식을 만드는 업을 하고 싶은 게 아니다. '식당'을 하고 있다.